한국 게임시장 직배사 `각축전`

 

 세계적인 게임배급업체인 비방디유니버설게임스(이하 비방디)가 한국지사 설립을 공식화함에 따라 국내 게임시장이 해외 메이저 업체들의 격전장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비방디가 가세함으로써 국내 시장에는 EA, 인포그램 등 세계 3대 메이저 게임배급업체가 모두 진출한데다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비디오 콘솔 게임 메이저 업체들이 국내 상륙하거나 진출을 앞두고 있어 국내시장이 이들 외국직배사에 의해 좌지우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직배사 각축장 전락=비방디는 지난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달중으로 지사 설립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비방디는 블리자드, 시에라 온라인, 유니버설 인터랙티브 등의 게임개발업체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세계적인 게임배급업체다.

 비방디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게임타이틀 직배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혀 그동안 직배체제를 놓고 무성했던 소문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블리자드가 개발중인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국내 판권과 관련해 즉답을 회피함으로써 이를 둘러싼 직배 가능성을 여전히 남겼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비방디가 당분간 한국지사를 통해 시장조사에 주력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직배체제에 나서 국내시장에 큰 파란을 불러올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내에서 왕성한 직배사업을 펼쳐온 EA, 인포그램 등과 함께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일 전망이다.

 여기에 소니와 MS가 올해부터 한국내 비디오 콘솔 게임사업을 본격화한데다 유비아이소프트, THQ 등 또 다른 해외 메이저 업체들도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한국지사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져 국내시장이 외국직배사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직배사들 공세 강화=직배사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대적인 물량공세로 시장선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부터 비디오 콘솔 게임시장이 본격 형성되면서 지난해보다 매출규모를 최고 3배 이상 올려잡고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칠 전망이다.

 인포그램코리아는 올해 매출목표를 작년대비(42억원) 357% 늘어난 150억원으로 올려잡은 데 이어 EA코리아도 지난해보다 50억원 늘어난 23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플레이스테이션(PS)의 유통으로 국내 최대의 게임업체로 성장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PS2 게임기와 타이틀 유통을 통해 올해 5780억원의 매출을 올릴 방침이다. 특히 이들의 매출목표를 모두 합칠 경우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전체 매출(1조100억원)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616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직배사들이 공세를 강화하면서 국내 게임업체들의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외국직배사들의 진출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