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경제의 위기설에도 불구하고, 전자·자동차 분야의 일본 현지 대기업들이 해외 부품조달을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일본 부품시장 개척을 가속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KOTRA는 14일 ‘일본의 부품시장 동향 및 시장진출 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우리 부품업체의 대일본 시장공략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 수입시장은 경기침체 여파로 8% 감소했으나 자동차부품 수입은 3% 가량 늘었다. 금년에도 10% 이상 늘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대일수출 역시 19.4% 줄었으나 자동차부품 수출만은 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도 전자부품의 대일 수출은 자동차부품만큼 늘지는 못했으나 올들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는게 KOTRA측 분석이다.
후지쯔는 해외조달 확대를 통해 금년도에 20% 이상의 부품조달 비용을 삭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부품조달 전문조직인 ‘조달전략기획부’를 신설하고 에어컨·냉장고 등 백색가전의 해외조달 비율을 대폭 높이고 있다.
마쓰시타도 기존부품 대비 20% 이상 낮은 가격에만 구매한다는 전략 아래, 올해만 10억달러 이상의 부품을 해외서 구매할 계획이다. 캐논 역시 환경보전, 품질보증, 원가절감, 납기준수 등 분야별 해외조달 기준을 마련, 3억달러 이상의 부품을 해외서 조달한다는 전략이다.
홍희 해외조사팀 과장은 “주로 자국내 협력·계열 기업들로부터 부품을 구매하며 조달에 극도의 폐쇄성을 보여온 일본 기업들이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최근들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이에 대한 우리 기업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때”라고 말했다.
<일본 부품시장 진출 7대 대응책>
①관련 인증획득
-부품 납품을 위한 관련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자동차부품의 경우는 일본공업규격(JIS), ISO규격 인증 획득이 필수적이다.
②철저한 자사소개서 준비
-부품 납품은 제품 자체에 대한 경쟁력보다 기업의 경쟁력이 더 중요하므로 자사 소개서를 매우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특히 현재 주요 납품처와 기술적인 부분, 과거 납품 성공 경력 등이 강조돼야 한다.
③자사 사정에 맞는 업체 접촉
-자사의 공급 능력에 맞는 업체를 접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개 OEM 업체보다는 공급체인(Supply Chain) 하부의 1, 2차 벤더에 납품하는 것이 납품 가능성이 높다.
④잦은 접촉 및 출장
-일본기업이 적시공급(Just In Time Delivery)을 염려하는 만큼, 구매담당자를 안심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연락사무소가 현지에 없는 경우는 그만큼 잦은 출장이 요구된다. 수시로 제기되는 제품 디자인에 대한 문제를 매우 신속하게 답변해야 한다.
⑤일본의 규격 이해와 성실한 응대
-미국 등 서구권 국가와 다른 표준규격을 갖고 있는 일본의 규격을 이해해야 한다. 잦은 견적 제출을 통해 납품이 성사된다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⑥구매부서 상급자 공략
-구매부서를 접촉하는 초기에는 매니저나 디렉터급의 구매 부서장도 적극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실무담당자는 구매선이 바뀌는 것을 기피하는 반면, 구매부서장은 원가절감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⑦거래내용에 관한 철저한 비밀유지
-일본기업들이 종래 해외부품조달을 꺼린 이유 중 하나가 경쟁사에 비밀이 누설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일본기업과 지속적으로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기밀사항에 관련한 엄격한 정보관리가 요구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