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의 완성 `웹 서비스`]e세상을 인터넷으로 통일하라

 

 다음주 미주 출장을 앞두고 준비에 분주한 K씨. 비즈니스와 관련된 각종 서류를 챙기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지만 출장에서 돌아와 가족과 함께 떠날 2박3일 해외 여행을 생각하면 내심 미소가 절로 나온다.

 출장 준비에 바쁜 K씨는 가족과의 해외 여행 준비도 A사가 서비스하는 ‘웹 서비스’를 통해 마쳤다. 비행기표와 호텔 객실, 저녁 식사, 오페라, 야구 경기 티켓 예매는 물론 돌아올 때 선물 준비까지 마쳤다.

 예전 같은면 수십개의 웹 사이트를 일일이 찾아 다니며 상품을 검색, 선택하고 주민등록 번호와 신용카드 번호를 몇번씩 입력해야 했다. 하지만 웹 서비스가 일반화된 이상 더 이상 웹 사이트와의 지겨운 시름을 하지 않아도 된다. 결코 쉽지 않은 이 작업을 K씨는 단 하나의 웹 사이트를 통해 처리했다. 그것도 휴대폰으로 접속해 몇가지 선택을 했을 뿐이다.

 웹 서비스에 대한 IT 업계의 비전을 잘 요약한 일화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이 비행기로 여행을 하던중 ‘웹 서비스가 무엇인지 보여달라’는 주문을 받는다. 이 직원은 잠깐 생각하고 나서는 ‘웹 서비스가 완성되면 현재 내가 쓰고 있는 휴대폰을 통해 우리가 타고 있는 비행기 밖의 온도를 알 수 있다”고 답한다.

 언뜻 들으면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 일화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사상 초유의 정보통신 대통합’이라는 개념이 포함돼 있다. 물리적으로 보면 고객의 휴대폰, 무선 통신, 위성 통신, 관제탑의 전산 시스템 등이 모두 연결돼 있음을 알게 된다. 컴퓨팅 업계의 입장에서보면 DBMS, ERP 등과 같은 기업의 전산 시스템은 물론 B2B, B2C, B2G까지 통합해야 한다. 특히 이같은 통합이 유무선 인터넷, 위성 네트워크 등과도 연계돼야 한다.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정보통신 자원은 웹을 기반으로 통합된 결과물이 웹 서비스인 것이다.

 추구하는 비전이 다른 만큼 웹 서비스가 새로운 컴퓨팅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시장조사기관과 IT 업체들은 웹 서비스를 클라이언트 서버(C/S) 컴퓨팅를 대체할 차세대 컴퓨팅 기술이라고 부른다. 메인프레임에서 현재까지 IT 업계를 주도하고 C/S 컴퓨팅은 하드웨어 측면에서 컴퓨팅 비용을 줄이는 데 일조를 함으로써 IT 산업의 확대를 가져왔다.

 하지만 정보통신의 산물인 인터넷을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이라는 기회를 얻은 IT 업계는 e비즈니스라는 개념으로 대응을 했으며 웹 서비스는 e비즈니스의 완성에 해당한다.

 C/S가 전산 시스템의 다운사이징이 목적이라면 웹 서비스는 애플리케이션 차원의 통합이 목표다. 많은 전문가들이 웹 서비스를 ‘이기종간 객체기반 컴포넌트간의 통합’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웹 서비스 환경에서는 서로 다른 컴퓨팅 환경에서 사용되는 모든 애플리케이션들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동적인 의사소통’을 한다. 최종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시간과 장소, 수단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서비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IT 기업 입장에서 웹 서비스는 새로운 시장을 보장해준다. 기존의 기업 내부 시스템을 모두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수요를 창출할 뿐 아니라 B2B, B2C, B2G 등 기업 외부 시스템 구축에 따른 막대한 시장이 눈 앞에 있는 것이다. 더욱이 유무선 인터넷을 포함한 네트워크 부문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어 그 시장은 말 그대로 IT 업계의 ‘엘도라도’로 여겨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고현진 사장은 “웹 서비스는 현재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전산 네트워크 자원을 통합하는 새로운 비전”이라며 “IT 산업이 기업 내부의 컴퓨팅이라는 좁은 영역에서 벗어나 다른 업종(B2B), 정부(B2G), 고객(B2C) 등 기업 외부로 확산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웹 서비스가 핫 이슈로 부상함에 따라 메이저 IT 업체들은 제 각기 전략을 내놓고 세 싸움을 벌이고 있다. 웹 서비스에 대해 원론적인 개념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뜻을 같지 하지만 각론에 있어서는 각사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특히 웹 서비스의 플랫폼 주도권을 놓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과 자바 진영이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웹 서비스의 주창자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닷넷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기존의 모든 전산 자원을 닷넷 기반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넷 언어인 확장표기언어(XML:eXtensible Markup Language)를 핵심 도구로 내세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하반기 일찌감치 닷넷전략을 내놓고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말까지 닷넷 관련 제품 및 서비스 출시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닷넷 전략에 대한 가장 강력한 세력은 자바를 내세운 선마이크로시스템스다. 그동안 모든 분야에 있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숙적이었던 선은 닷넷과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내놓고 있다. 예컨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웹 서비스에 있어서도 윈도 플랫폼을 고집하고 있지만 선은 현존하는 다양한 플랫폼을 수용하는 ‘개방형 전략’을 밀고 있다. ‘선원’으로 요약될 수 있는 선의 웹 서비스 전략은 운용체계에 있어 윈도뿐 아니라 리눅스·유닉스 등도 허용하고 있다. 개발 언어에 있어서 선원은 닷넷과 달리 개방형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개별 기업들이 종속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선이 AOL, 소니 e베이 등과 함께 ‘자유연합’이라는 온라인 인증 기관을 결성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온라인 인증시스템인 ‘패스포트’에 맞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IT 업계의 거인 IBM의 행보도 주목을 끈다. IBM은 구태여 구분하자면 자바 진영에 속하지만 선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흉내내지 못할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솔루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IBM은 ‘웹 스피어’라는 제품군으로 개발툴에서부터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에 이르는 다양한 웹 서비스 제품군을 갖추고 있으며 여기에 DBMS, 하드웨어 부문의 영향력까지 감안하면 웹 서비스 플랫폼 전쟁의 최후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HP도 최근 웹 서비스 시장 공략을 위한 솔루션을 갖추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HP는 웹서비스 전송 솔루션인 ‘SOAP 서버’, 개발도구를 포함한 ‘웹서비스 플랫폼 2.0’, UDDI를 구현하는 레지스트리 솔루션 ‘웹 서비스 레지스트리 2.0’, 웹서비스 기반의 트랜잭션 서버인 ‘웹 서비스 트랜젝션 1.0’, 프로세서 관리 솔루션 ‘프로세스 매니저 인터랙티브 1.0’ 등을 발표했다.

 특히 HP는 선의 자바(J2EE)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 등 웹서비스의 양대 진영을 모두 지원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오라클, SAP, BEA, ,볼랜드, CA, 사이베이스 등 소프트웨어 거대 기업들이 DBMS, ERP, WAS, 개발툴 분야에서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EAI, EP, XML 전문업체들이 분야별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