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의 완성 `웹 서비스`]웹서비스 개념-통합 컴퓨팅 시대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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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이언트서버(CS) 환경은 실패했다.” 

 IBM 거스너 회장이 e비즈니스 개념을 처음 주창하면서 공식석상에서 밝힌 내용이다.

 메인프레임에 이어 형성되기 시작한 CS라는 컴퓨팅 환경의 역할이 무용했음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CS 환경이 급속히 확산된 이후 일기 시작한 컴퓨팅 환경의 ‘통합비용’이 새로운 기업의 부담으로 대두된 것만은 틀림없다는 점에서 당시 이 발표는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90년대, 표준이나 다름없이 여겨졌던 BEA의 턱시도와 오라클의 DB가 서로 호환되지 않아 별도의 미들웨어를 사용해야 했던 점을 상기하자. 서로 다른 기업들은 제쳐놓고라도 한 기업 내부에서조차 기업이 채택한 애플리케이션들이 호환되지 않는 이런 현상은 CS 환경이 넘어서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웹서비스는 CS 환경을 극복하고 차세대 컴퓨팅 시대를 여는 서막에 다름아니다.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은 CS 환경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보기술(IT)업계의 노력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우선 웹브라우저 하나로 은행업무를 처리하고, 웹브라우저 하나로 여행을 준비할 수 있는 세상, 즉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을 통해 기업들이 e비즈니스를 중요한 화두로 받아들이면서 IT진영은 이런 서비스를 더욱 완벽하게 지원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을 만드는 데 본격적으로 발벗고 나설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더욱 완벽한 e비즈니스 구현을 위한 정보 인프라 구축 필요성은 바로 CS 환경이 안고 있는 한계를 동시에 해결하는 수단으로도 작용한다. 또 다른 측면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다. 기업간상거래(B2B) 시대가 도래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현재의 컴퓨팅 환경은 B2B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많다.   

 이런 이유로 컴퓨팅 측면에서 웹서비스는 ‘이기종간·객체기반·컴포넌트간의 통합’이라고 명명된다. 즉 서로 다른 컴퓨팅 환경에서 사용되는 모든 애플리케이션들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의사소통’을 한다는 ‘동적 시스템 환경’이란 의미다. 이는 최종 사용자 입장에서 볼 때 웹서비스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서비스를 받는 것이지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컴퓨팅 환경의 구현 측면에서 접근하기 때문이다. 

 각 기업들의 업무 시스템이 서로 호환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동의하는 e비즈니스 관련 표준을 기반으로 하고, 결국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동일한 ‘비즈니스 로직’을 갖는 소프트웨어 컴포넌트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IBM·선마이크로시스템스·HP 등의 대형 IT 공급업체(벤더)들의 웹서비스 전략이 결국 차세대 제품 전략의 핵심인 웹서비스 구현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으로 나타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웹서비스가 불러올 새로운 컴퓨팅 환경은 ‘차세대 분산 컴퓨팅의 시대 도래’다.

 지난 몇년 동안 인터넷 확장성표기언어(XML)는 이질적인 컴퓨팅 환경들이 월드와이드웹을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이 환경은 프로세스까지도 공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매우 단순화된 수단을 제공한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웹서비스의 출현은 분산 컴퓨팅 환경에서 그다지 혁명적인 일은 아니다. 이것은 오히려 XML 애플리케이션이 정보의 구조화된 표현에서 애플리케이션간 메시지의 구조화된 표현으로 자연스럽게 진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혁명은 오히려 이 진화가 제공하는 ‘기회’들 속에 있다.

 마인드일렉트로닉(Mind Electric)의 CEO이자 핵심 아키텍트인 그레이엄 클라스는 ‘The Web Services (R)evolution - Applying Web Services to Applications’라는 글에서 웹서비스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단일 엔티티로 패키징되고 다른 프로그램에 의해 사용되는 네트워크상에 등록된 기능들의 집합. 웹서비스는 오픈 분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빌딩 블록이며, 개인이나 기업들이 빠르고 쉽게 자신 혹은 자사의 디지털 자산을 월드와이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다.”

 웹서비스가 도래하기 전에는 조직 내에서 사용된 각기 다른 프로그램 언어와 미들웨어의 이질성으로 인해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통합이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어떤 두개의 비즈니스 시스템이 같은 프로그램 언어와 같은 미들웨어를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러한 ‘컴포넌트 전쟁’은 통합을 위한 노력을 더욱 어렵게 하고, 사용자 어댑터나 원오프 통합, 통합 ‘미들맨’의 과잉을 낳았다.

 그러다 웹서비스의 도래와 함께 인터넷만 가능하다면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생겨나고 이를 구현하는 e비즈니스 통합작업이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웹 서비스의 시작은 HTTP와 같은 표준 웹프로토콜을 통한 XML 메시징이다. 이는 모든 프로그램 언어나 미들웨어, 플랫폼도 쉽게 상호 운용할 수 있게 하는 가벼운 통신 메커니즘이다.

 이 산업 표준은 산업 전반에 널리 받아들여져, 기업들이 기술적인 위험부담 없이 쉽게 수용할 수 있었으며, 웹서비스와 더불어 두개의 비즈니스나 부서, 애플리케이션 등을 효율적인 비용으로 빠르게 통합할 수 있게 됐다.

 웹서비스에 대한 비전들은 이런 서비스들이 곧 공적 혹은 사적인 비즈니스 레지스트리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즉 웹서비스는 인터페이스 구조나 비즈니스 요구, 비즈니스 프로세스, 사용되는 조건 및 제한 등을 포함한 모든 내용을 완전히 공개하게 될 것이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웹서비스가 하는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이런 상세한 내용들을 읽게 된다. 웹서비스는 지능화될 것이며, 일단 서비스를 요청하면 요청한 일을 완수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에게 완전히 개별화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른 서비스들을 자연스럽게 호출할 것이다. 이런 서비스들이 동적으로 상호 작용하기 위해서는 서비스들간에 사용자의 신원 정보나 상황(context) 정보 등을 서로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 정보는 한번의 입력만으로 선택한 웹서비스에 대해 사용자가 임의로 가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웹서비스와 그리드 

 전세계적으로 컴퓨터의 능력을 모아 공동으로 활용하려는 그리드 프로젝트는 웹서비스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그리드라는 개념은 슈퍼 컴퓨팅 분야에서 파생된 것이다. 즉 그리드는 컴퓨팅 자원을 ‘풀’로 만들어 수많은 컴퓨터들이 함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으로 전통적으로 유전정보 해독이나 핵폭발 모델링같은 작업들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과학기술에서 출발한 그리드가 신용카드 청구, 여행예약 등과 같은 일반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측면에서 출발하는 웹서비스와 만난다는 것은 너무나 이질적인 분야지만 네트워크화된 컴퓨터들의 힘을 활용한다는 점에 있어 공통분모를 갖는다.

 두 분야의 궁극적인 협력은 차세대 분산 컴퓨팅 환경에서 도출할 수 있는 또 다른 거대 혁명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미 비즈니스 컴퓨팅과 웹서비스 분야의 거대 기업인 IBM·MS·선마이크로시스템스·컴팩컴퓨터·HP 등은 ‘글로벌 그리드 포럼’에 참석, 학계의 힘을 모을 준비를 하고 있다. 또 그리드 분야 최고 전문가들은 두 세계를 통일하는 방안을 기술한 초안을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 IDC 분석가 진 보즈만은 “고성능 테크니컬 컴퓨팅 분야에서 나온 것과 같은 동일한 개념이 전자상거래나 웹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웹서비스 기술이 아직 초기단계이므로 이는 집의 주춧돌을 놓는 일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웹서비스를 둘러싸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한 IT진영 업체들은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활동이 서로 다른 회사의 서버, 애플리케이션의 연동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주목한다.

 IBM은 공개소스 그리드 관리 소프트웨어를 작성하기 위해 노력중인 글로버스(Globu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글로벌 그리드 포럼에서 나올 3.0 그리드 소프트웨어 도구는 오픈그리드서비스아키텍처(OGSA)를 수용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즉 웹서비스, 데이터베이스는 물론 선의 서버용 자바와 아주 잘 통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MS는 보안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자사의 패스포트 서비스로 제공된 인증 서비스가 그리드와 어떤 방법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조용히 검토중이며, 선은 자사의 아이플래닛 소프트웨어에 내장된 웹서비스와 2000년에 인수해 2001년에 공개소스로 출시한 그리드 소프트웨어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선은 아이플래닛 포털 서버 소프트웨어가 현재 자사의 그리드 엔진 소프트웨어를 제어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얼마나 많은 컴퓨팅 파워를 서비스들에 부여할 것인지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는 전망에 있어서 주요한 진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