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민간기업의 박사연구원은 4.6배 가량 늘어났지만 아직도 기업연구소의 77%는 박사연구원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강신호)가 최근 밝힌 ‘기업부설연구소 사업실적 및 계획보고’에 따르면 민간기업의 박사연구원은 92년 1373명에서 올해 4월 현재 6275명으로 약 4.6배 증가하고 전체 연구원 대비 박사연구원의 비중도 3.6%에서 5.0%로 높아졌다.
특히 IMF이전에는 박사연구원이 대기업(97년 85.7%)에 편중됐다가 IMF를 거치면서 중소기업으로 다수 이동해 2002년에는 대기업 63.1%, 중소기업 36.9%로 중소기업의 박사연구원 비중이 상당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벤처육성정책에 따른 연구원 창업 증가가 주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기업연구소 9266개 중 77.7%인 7203개소가 박사연구원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81.3%(8419개 연구소 중 6847개)가 여전히 박사연구원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산업체에 근무하는 박사연구원 중 약 25%가 상위 5개 기업연구소(삼성전자·LG전자·하이닉스반도체·삼성SDS·KT)에 속해 있고 약 40%가 상위 20개 기업연구소 소속이어서 R&D 집중도와 더불어 박사연구원의 집중도 역시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기협 조사연구팀 강희종 과장은 “박사연구원 미보유 연구소가 많은 것은 중소기업 측면에서 보면 현재 기술개발 수준에서 박사연구원을 채용하기에는 비용 및 활용상 부담이 커 박사인력보다는 석사인력을 선호하기 때문이며 박사인력의 입장에서 보면 사회적 지위, 직업의 안정성, 연구환경, 임금수준 등이 산업체보다는 대학이나 대기업 연구기관이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