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그룹 종합상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K씨는 지방 출장을 가던중 뜻밖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개인휴대단말기(PDA)로 경찰서 교통사고 처리 웹서비스를 통해 사고내용을 등록한다. 사고내용이 등록되는 동시에 사고차량의 보험회사와 렌터카 회사로 해당 사고 정보가 전달된다. 사고로 인한 보험문제가 자동으로 처리되고 30분이 지나자 렌터카가 도착한다.
렌터카를 타고 출장지 약속장소에 도착한 K씨는 자신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기에 앞서 상대방 기업의 정보를 PDA로 다운로드해 확인한다. 이 때도 기업정보 제공 웹서비스는 K씨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팅을 마친 K씨는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한곳에서 관리하는 포털 웹서비스를 통해 이미 예약한 호텔로 향한다. 차속에서 내일 서울로 돌아갈 항공권을 예약하기 위해 패스포트 로그온을 실행, 항공사 예약 웹서비스에 접속한다. 항공편을 선택하자 예약성공을 알리는 메시지가 뜨고 비용도 자신의 금융계좌에서 곧바로 결제된다.
인간이 공기를 마시면서도 그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듯 웹서비스는 모든 정보의 흐름을 웹이라는 단일창구를 통해 처리함으로써 웹을 일상생활의 일부로 느끼게 한다. 따라서 웹서비스는 개인 스케줄링을 물론이고 항공예약, 차량위치추적 등의 각종 서비스를 통합하고 이를 최적화된 형태로 개인에게 제공한다.
사용자는 더이상 단말기마다 별도의 운용체계나 애플리케이션을 구입하거나 설치할 필요없이 서비스업체들이 제공하는 웹서비스를 이용하기만 하면 된다. 기업들도 자사의 모든 전산시스템을 웹서비스로 구현함으로써 기업간거래(B2B)·기업대소비자간거래(B2C)·고객서비스 등의 모든 업무를 e비즈니스 체계로 전환할 수 있다. 또한 개방형 표준기술 채택, 플랫폼 등에 구애받지 않고 시스템간 연동이나 매끄러운 업무처리 등도 가능해진다.
웹서비스의 강력한 힘은 단순한 영화표 발매시스템의 경우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기존의 영화관시스템으로는 영화표 발매나 예매 기능 외에 관련 기사, 포스터, 줄거리, 스태프, 동영상, 관람평 등 영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서비스할 수 없다. 그래서 영화전문 포털사이트로 링크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웹서비스는 영화 줄거리나 예고편 등 영화관에서 관리할 수 없는 자세한 정보들을 PDA로 제공한다. 영화표 예매도 PDA를 통해 처리하고 예매를 마친 사용자는 영화관에서 PDA로 자신이 예매한 영화표를 제시한 후 곧바로 영화관에 입장할 수 있다.
웹서비스는 정부대소비자간거래(G2C)와 같은 전자정부 서비스 분야에도 충분히 적용이 가능하다.
가령, 일반 국민이 해외여행을 준비하며 여권이나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외교통상부에 민원을 제출하면 신청한 내용이 각 유관기관(경찰청, 병무청, 행자부, 지방경창청)에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각 기관의 행정규칙에 따라 승인 또는 반려된 정보가 다시 외교부로 통보된다. 따라서 외교통상부 담당자는 전체 통보 결과를 바탕으로 여권 발급 승인 여부를 신속히 판단, 더욱 빠른 민원처리가 가능해진다.
또한 웹서비스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 주체들을 창출한다.
개별 병·의원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시설·장비·인력 등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방병원이 대표적인 예다. 1·2·3차 병·의원 시스템을 연계한 개방병원이 개설되면 지역의원을 찾은 환자가 종합병원의 장비를 사용해 진료를 받을 수 있고 환자의 보호자가 병원을 찾아가지 않고 단말기를 통해 환자의 상태에 대한 의사의 소견을 들을 수 있다.
이처럼 모든 정보기술 자원과 서비스를 웹으로 통합하는 웹서비스 시대는 결코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시스템통합(SI)업체 동양시스템즈(대표 윤여헌)가 이미 금융 웹서비스 기반 위에 호텔·항공·의료 등 생활에 밀접한 분야의 웹서비스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며 대우정보시스템(대표 박경철)도 스케줄링·지식경영시스템·공급망관리 등 각종 업무용 웹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MS와 인텔 등 정보기술(IT)기업과 엠디세이버·인소프트·유니온헬쓰 등 의료솔루션 전문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헬스케어닷넷 컨소시엄도 한국 실정에 맞는 개방병원용 프로토콜을 개발, 중소 병·의원을 상대로 본격적인 보급에 나섰다. 쌍용정보통신(대표 염정태)도 자체 그룹웨어 솔루션인 ‘엔라이즈웨어’를 비롯한 각종 모바일 그룹웨어 및 뱅킹 솔루션을 웹서비스 형태로 재개발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IT전문가들은 보안과 거래통합을 위한 웹서비스 환경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고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웹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웹서비스가 구현되려면 2∼3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사무·의료·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중심으로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각종 레퍼런스 사이트를 통해서도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웹서비스의 구현이 더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은 분명하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개방병원도 웹 서비스 성공사례
지난해 4월부터 시범 운영중인 개방병원은 종합병원이 보유한 의료장비나 수술실, 입원실 등을 동네병원 의사가 진료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최근 중·소 개원의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개방병원이 구현되려면 개별 병·의원들이 제휴를 맺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각각의 정보시스템을 연계해야 한다. 따라서 이같은 통합을 위해서는 개별 병원시스템을 웹서비스 개념의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실제로 헬스케어닷넷 컨소시엄이 지난해 선보인 차세대 웹서비스 개념의 개방병원용 프로토콜도 기존의 병원 전산시스템이 클라이언트 서버 위주로 구성됐던 것과는 달리 웹 환경 위주의 차세대 전산시스템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인터넷을 통해 환자에 대한 기록을 서로 교환할 수 있으며 시간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이나 시설 및 인력이 부족한 경우에도 적절한 치료활동이 가능하다.
또 병원별로 전산시스템이 개방지향형으로 구성되면서 더욱 효율적인 데이터베이스의 축적과 교환이 가능하다. 이는 국내 의료분야 연구활동을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개별 병원의 의료장비 구입비 절감과 1·2차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개선에도 큰 효과를 불러온다.
이같은 한국형 개방병원 솔루션을 도입한 부산대학병원의 경우, 해마다 수백만건의 검사자료를 관리해야 하는 임상병리 검사실의 업무처리를 완전 자동화할 수 있었다. 또 축적된 환자 검사기록을 데이터웨어하우스(DW)로 구축함으로써 효과적인 환자진료는 물론, 이러한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료연구활동도 가능하게 됐다.
의료정보화 전문가들도 “의료계야말로 그 어떤 산업분야보다도 정보화 인프라의 개선 및 관련 전문 노하우의 공유가 필요한 곳이며, 특히 개방병원의 구현은 정보기술이 우리 일상생활에 커다란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음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웹서비스 사례”라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시범 개방병원으로 지정된 전국 30개 종합병원(대학병원 6곳 포함) 중 60%인 18곳이 전국 423명(국립병원 156명, 민간병원 267명)의 개원의와 병원 이용계약을 맺었으며 이 중 13개 종합병원은 병원 개방을 통해 월평균 3억4000만원의 진료수입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도 개방병원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시범 의료기관에 의료인력 배치시 인턴이나 가정의학 전공의 1명을 추가 배치하고 도·농 통합지역내 시범기관에는 공공보건의료기관 확충자금(국공립의료기관)이나 농특융자금(민간의료기관)을 우선 지원할 방침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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