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일본 백신 시장의 1위 업체인 안철수연구소와 트렌드마이크로의 텃밭뺏기 경쟁이 치열하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 주력하던 안철수연구소는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일본 시장을 정하고 공격적 가격정책과 법인 설립, 해외사업부 인력증원 등 제품 수출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비해 주로 대기업 위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던 트렌드마이크로는 본사 CEO가 직접 방한해 하드웨어 백신을 앞세워 안철수연구소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소기업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올해를 수출 원년으로 잡고 있는 안철수연구소는 토종백신이 없고 지리적으로 가까워 고객 지원이 수월한 일본 시장을 수출 1순위로 정했다. 전체 수출목표액 100억원 가운데 80% 정도를 일본에서 올릴 계획이다.
작년 NEC와 제품공급 계약을 맺은데 이어 올 들어 치요다그룹, 세콤 등과 총판계약을 체결했다. 또 NTT그룹 계열사인 NTT-ME와 수출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이 회사는 1분기 일본에서 이미 10억원의 수출고를 올렸다.
특히 개인용 백신 시장에서 제품을 출시한 1월부터 두달간 편의점을 통해 제품가격을 50% 할인하는 행사를 벌여 5만개에 이르는 판매고를 올렸다. 일본 정서에 맞도록 조정한 제품이름도 조만간 원래 상표인 ‘V3프로2002디럭스’로 바꿔 브랜드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일본 현지법인을 최근 설립했으며 현재 10명인 해외사업부 인력을 15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트렌드마이크로는 15일 스티브 창 회장이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해 직접 한국 시장에 대한 공략의지를 밝힐 계획이다. 스티브 창 회장의 이번 방한은 중소기업과 소호 시장을 노리고 출시한 하드웨어 일체형 백신인 ‘게이트락’의 국내판매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게이트락은 백신 이외에 방화벽과 하나의 ADSL 회선으로 여러 명이 사용할 수 있는 IP 공유 기능을 갖추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시장은 게이트락의 세계 판매 전망을 점쳐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스티브 창 회장은 16일 국내 주요 보안업체 대표와 사업제휴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또 트렌드마이크로는 기업용 백신뿐 아니라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데스크톱 백신의 판매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국트렌드마이크로는 최근 데스크톱 백신인 PC실린의 가격을 2만원대로 내려 판매하고 있다. 다른 데스크톱 백신 가격은 대략 4만원선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