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금융권을 중심으로 재해복구(DR)시스템의 신규 구축과 개선작업이 잇따르면서 SI업계의 프로젝트 수주경쟁이 불붙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의 재해복구센터 구축 권고를 계기로 연말까지 은행·증권·카드업계의 백업센터구축사업이 줄을 이을 전망이어서 올해 금융분야 DR관련 시장은 최대 5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금융기관의 백업센터 구축 추진현황= SI업계는 금감원에 백업센터를 구축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금융기관이 190개사에 이르는데다 1차 권고한 센터 구축시기가 올 연말이어서 금융기관의 30% 이상이 연내 백업센터를 가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 정보서비스센터 전철수 수석은 “보통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소요되는 백업센터 구축기간을 감안할 경우 금융기관의 재해복구센터 사업 발주는 이르면 2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부터 센터를 구축해온 은행권의 경우, 우선 서울은행이 100억원 규모의 백업체계를 새로 구축키로 하고 조만간 제안요청서를 낼 계획이다. 신한·조흥·하나은행도 연말까지 백업시스템을 타 업무로 확대할 계획이며 한빛은행은 3시간 이내 복구가 가능한 미러 사이트를 재구축키로 했다. 지방에서는 대구은행·부산은행 등이 조만간 공동백업센터 구축자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이 15일 가장 먼저 100억원 규모의 백업센터 구축을 위한 사업제안서를 마감하고 오는 10월 개소를 목표로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한화증권도 70억원 가량을 투입해 연말께 백업센터를 구축·가동키로 하고 이달중 제안서를 받는 대로 내달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세종증권은 약 50억원을 투입해 원격지 실시간 백업센터를 구축키로 하고 조만간 사업자 선정에 나설 예정이며 한빛증권도 곧 사업자를 선정해 사업에 착수키로 했다.
카드업계의 경우는 외환카드가 50억원 가량을 들여 연내 원격지 백업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한도승인업무의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한 삼성카드는 정보계와 해외승인업무 등에 대한 백업시스템 체계를 갖춰 나가기로 했다.
◇SI업계 움직임=국내 3곳과 해외 4곳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삼성SDS(대표 김홍기)는 우량 금융기관을 집중한다는 전략 아래 상대적으로 백업 센터 구축이 미진한 증권·보험업계를 공략하고 있다. 삼성SDS는 삼성카드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사업에 이어, 이달 한화증권 백업센터 프로젝트 수주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달 초에는 재해복구 및 e비즈니스 인프라 솔루션 전문업체 아이티플러스와 제휴를 맺고 공동 영업에 착수했다.
LGCNS(대표 오해진)는 미국 EDS사의 DR방법론과 수도권내 복수(부평, 서울 강남·여의도) 백업센터를 활용, 금융권을 대상으로 컨설팅 등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LG캐피탈·LG화재의 백업시스템을 구축한 LGCNS는 기업은행과 LG투자증권의 재해복구시스템 구축을 진행중인 가운데 한화증권 백업센터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할 예정이다.
서울·분당·대덕 등에 데이터·백업·IDC센터를 갖추고 있는 SKC&C(대표 윤석경)는 체계적인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절차와 방법론에서의 강점을 앞세워 금융기관 DR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해 한국은행 백업센터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현대증권 DR프로젝트 수주전에 가세했다. 이미 미국 재해복구 서비스 전문업체 선가드와 기술제휴를 맺은 SKC&C는 또 지난 11일 증권업계 재해복구 솔루션 업체인 펜타소프트와 제휴를 맺고 재해복구 서비스 공동 영업체계를 마련했다.
현대정보기술(대표 김선배)은 용인 마북리 데이터센터의 안정성과 지리적 이점을 앞세워 대구·부산은행 백업센터 수주전에 뛰어든데 이어 한화증권·현대증권 프로젝트 수주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또 현대카드에 대해서도 DR영업을 벌이고 있다.
SI업계 관계자는 “제1금융기관들은 올해 DR시스템 구축을 마쳐야 하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고 제2금융권은 상대적으로 덜 진척된 상황이어서 나중에는 1, 2금융권이 제안서를 내라고 하더라도 SI업체들이 선별해서 참여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