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원판 원가부담 가중

 중동지역의 긴장고조 등으로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가 3월 이후 크게 상승하면서 인쇄회로기판(PCB) 원판업계의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유가인상의 지속으로 메탄올·아세톤·포르말린 등 PCB 원판의 기초 원자재 가격이 이달들어 전월 대비 최소 5∼20% 가량 상승, PCB 원판업체에 상당한 원가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휘발유 성수기가 도래하기 시작한 시점임을 감안할 때 국제 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크게 낮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PCB 원판업계의 공급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PCB 원판시장의 60∼70%를 점유하고 있는 최대 공급업체 두산전자BG(대표 이정훈)는 현재처럼 유가가 인상되면 채산성이 없다고 판단, 오는 6월부터 원판 가격에 페놀·에폭시 등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일정부분 반영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기계설비를 세척하는 데 사용하는 아세톤의 가격이 지난달 톤당 420달러에서 이달 500달러로 약 20% 올랐다”며 “원판 가격 인상폭을 결정하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PCB업체들을 대상으로 공급협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에폭시 소재의 원판 가격 하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중국 최대의 PCB 원판 제조업체 킹보드도 국내 PCB업체들을 대상으로 다음달부터 가격을 일정부분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PC가격 조정이 잇따를 전망이다.

 그러나 PCB 원판 생산업체의 가격협상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실제 경기회복의 체감도는 낮아 PCB 생산업체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카본의 한 관계자는 “중국·대만산 원판 가격이 현재 10∼20% 가량 저렴하게 수입되고 있어 기초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원판 가격의 인상을 PCB 생산업체가 수용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