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 한솔CSN 사장(54)의 얼굴에는 요즘 웃음이 가시지 않는다. 지난 95년 한솔CSN을 맡은 이후로 경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97년 6월 오픈한 인터넷 종합쇼핑몰 한솔CS클럽이 지난 3월 첫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자상거래 사업을 시작한 지 무려 6년 만의 일이다. 비록 흑자 규모가 1000만원에 불과해 3월 전체 매출 220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지만 김홍식 사장이 느끼는 감회는 남다르다.
“한솔CS클럽은 법인기업이 처음으로 오픈한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입니다. 사이트를 오픈할 당시만 해도 그룹에서 성공 여부에 대해 ‘기대 반 의심 반’일 정도로 크게 위험부담을 느끼던 사업이었습니다. 매년 평균 100% 이상씩 매출이 성장했지만 5년이 넘도록 흑자를 내지 못하면서 그룹 일각에서는 실속이 없는 그야말로 ‘계륵(鷄肋)’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월 단위지만 첫 흑자를 내면서 이같은 불신을 말끔히 해소하게 됐습니다.”
김 사장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국내 대기업의 생리에 비춰볼 때 5년 넘게 적자를 보면서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수많은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전자상거래 분야를 고집한 데는 김 사장이 이 분야에 거는 기대와 비전이 한몫했다.
“인터넷 사용인구가 3000만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 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생활패턴과 소비형태가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인터넷 사업은 어떤 분야보다도 선점 효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앞으로 인터넷은 우리 생활에서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3월에 처음으로 흑자달성에 성공한 한솔CSN은 올해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두 자리 흑자 규모도 가능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가 올해 기대를 거는 또 하나의 분야는 해외 시장이다.
“중국에 전자상거래 서비스·시스템·물류를 통합한 모델을 턴키로 공급하는 계약을 추진 중입니다.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입니다. 올해는 세계를 무대로 뛰는 한솔로 새롭게 도약하는 원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김홍식 사장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비즈니스의 제1원칙은 끈기와 믿음”이라며 “한솔의 이 같은 성과가 국내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 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