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용 프린터 따로 없다.’
90년대 후반부터 사용되던 ‘포토 프린터’란 용어가 퇴색하고 있다. 2000dpi급 해상도를 지원하는 컬러 프린터가 보편화되고 컬러 인쇄 품질이 향상되면서 포토 프린터란 용어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엡손, 한국HP 등이 프린터 모델명에 ‘포토’라는 단어를 덧붙이며 제품 홍보를 하고 있지만 여백 없는 인쇄 등의 사진 출력을 위한 부가 기능 몇 가지가 추가됐을 뿐 인쇄 품질, 해상도 측면에서는 다른 일반 컬러 프린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롯데캐논은 아예 포토 프린터란 말을 더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다.
사진 출력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해상도. 롯데캐논 정보기기사업부의 김동필 계장은 “2400×1200dpi급 제품이 사진 출력을 원하는 일반 소비자에게는 가장 적합하다”며 “해상도가 그 이상이 되면 사진의 질적인 차이를 일반인이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의 일반 컬러 프린터면 충분히 사진 출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각 회사마다 ‘포토 프린터’의 기준을 다르게 설정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2000dpi 이상의 해상도를 지원하는 제품에 이 용어를 부가한다. HP의 경우 2400dpi급 전 프린터에 ‘포토’란 말을 모델명으로 채택했다. 엡손은 해상도 2000dpi 이상, 밝은 청록이 추가된 6색 잉크를 사용해야 ‘포토’란 말을 제품에 쓴다.
하지만 이미 2400dpi급 컬러 프린터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포토 프린터’가 사진만을 위한 특화된 제품이라고 구분짓기에 이제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과거 낮은 해상도의 제품이 보편화됐을 때는 2400dpi급 프린터가 컬러 사진 출력에 강점을 가진다고 자랑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동급의 제품이 일반화 됐기 때문에 딱히 특성이라 말할 수 없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