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집권식과 지방분권식 중 어느 것이 경영혁신에 더 효율적일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영혁신을 놓고 이색경쟁을 펼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식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경영혁신이 기업경쟁력의 근간으로 자리잡은 것은 오래전부터다. 국내 대표기업이랄 수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오너가 직접 나서 경영혁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상무보가 경영혁신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LG전자는 구자홍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두 회사는 방법론에서 정반대여서 관심을 끌고 있다. 경영혁신 활동에서도 관리의 삼성, 자율의 LG라는 기업 고유의 색깔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본사지원총괄조직에서 전권을 행사할 만큼 중앙집권식인 반면 LG전자는 각 사업본부가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 삼성이 본사지원총괄산하 경영혁신팀이 각 사업본부의 경영혁신활동을 진두지휘한다면 LG는 본사지원조직은 어디까지나 각 사업본부의 경영혁신을 위한 지원에 무게중심이 맞춰져 있다.
삼성전자는 본사지원총괄조직 산하에 200여명의 인원을 두고 전사적인 경영혁신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실무를 담당하는 사업본부 내 경영혁신 조직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본사지원조직 내에는 각 팀당 5, 6명 정도의 소규모 인원이 배치돼 활동하고 있을 뿐 사업본부별로 중추조직이 포진돼 있다.
LG전자는 중앙의 경영혁신조직이 기법과 가이드라인을 각 사업부에 제공하고 각사업부에서 효과를 본 성공사례를 다른 사업부로 전파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중앙의 경영혁신팀에서 철저히 준비하고 이를 사업부에 시험적용해보고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사업부에 일괄 적용시킨다.
그러나 일류기업을 추구하는 두 회사의 경영혁신 활동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식스시그마를 공통의 기반으로 삼고 있으며 부문별로 다양한 경영혁신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두 회사의 경영혁신 범주는 개발·구매·생산·판매·사무 등 전분야에 걸쳐 있다. 프로큐어먼트·SCM·부품표준화·e비즈니스 등은 물론 영업·마케팅·R&D분야·사무혁신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중 어느쪽의 효율성이 높을까. 전문가들은 일장일단이 있다는 평이다. 삼성방식은 추진력이 좋은 반면 위험이 따르고, LG는 추진력이 다소 떨어지는 반면 위험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