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50선물·옵션시장이 부진한 거래로 위험 회피, 가격예시, 현물시장 안정이라는 기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50선물시장은 지난해 1월 개설된 이후 심한 거래량 침체현상을 보이며 8만주 선을 넘지 못했고, 올들어서는 아예 1만주 이하로 거래가 뚝 떨어졌다. 코스닥50선물시장의 거래 부진으로 당초 예정(7월말)보다 늦춰진 12월 개장한 코스닥50옵션시장도 개장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다.
이렇듯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코스닥선물시장을 살리기 위해 선물거래소는 거래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선물거래소는 개장 이후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작년 12월에는 코스닥선물 거래단위를 계약당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소가격 변동금액도 5000원에서 1만원으로 높였다.
코스피(KOSPI)선물의 한틱(계약)가격이 2만5000원인 반면에 코스닥선물은 5000원에 불과해 같은 노력을 들여도 수익은 적고 위험은 높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제도 개선후에도 거래량은 감소세가 개선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선물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경쟁상품인 코스피200선물과 차별화 실패, 기관투자가의 참여 부족, 거래 불편 등을 꼽았다.
코스닥50선물은 코스피200선물과 상호대체적인 시장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코스피200선물시장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당연히 코스피200선물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코스닥50선물이 도입된 지난해 코스피200선물의 일평균 거래량은 12만8058계약으로 전년에 비해 57% 증가해 풍부한 유동성을 과시했다. 반면 코스닥50선물 투자자를 끌어들일 만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조성을 해줄 기관투자가도 자기거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 선물옵션 영업담당 직원은 “일반적으로 트레이더의 경우 성과급제가 보편화돼 있기 때문에 유동성이 부족한 코스닥50선물시장 참여를 기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코스피200선물·옵션의 회원사가 증권사인 것과는 달리 코스닥선물·옵션의 회원사가 선물회사라는 점도 거래 감소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증권사를 통한 선물투자자가 월등히 많은 상황에서 코스닥선물·옵션에 투자하려면 선물회사 계좌를 신설해야 하기 때문에 거래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올들어 투신권의 매매가 살아나고 있으며 차익거래 잔고가 일시적으로 1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나는 등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코스닥50선물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선물회사 및 증권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유동성이 부족한 코스닥50선물시장에 거래원을 다양하게 끌어들이자는 의견이다.
현재 기관투자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코스닥종목이 거래소보다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코스닥50구성 종목만으로 지수를 예측하고, 위험을 회피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기관들은 현·선물 모든 종목에 걸친 참여와 투자 유도 마케팅 등 초기시장을 정착시키는 ‘마켓메이커’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선물거래소는 이를 적극 지원하고 해외 우수 시장의 벤치마킹을 통해 투자유인 대책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