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산업 패러다임이 바뀐다>(5/끝)그래도 온라인 게임이다

 국내 온라인게임산업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산업 태동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내적으로는 경쟁체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외적으로는 산업을 둘러싼 ‘책임’과 ‘의무’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최근 온라인게임의 역기능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급류를 타는 실정이다.  

 하지만 산업을 이끌어 온 업계와 정부는 급격한 변화에 좌표를 잃었다.

 정부는 육성과 규제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업계는 아직도 ‘대박 신화’에만 목을 매고 있다. 시장역시 고속성장 이면에는 부익부 빈익빈 구조만 확대 재생산하는 추세다. 돌파구로 여겨지던 수출도 업계의 분열로 실속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 분명 산업의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는데 정작 산업의 주체들은 표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내 온라인게임산업이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자칫 잘못하다 파죽지세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벌써부터 ‘거품론’을 펴는 사람들도 있다. 온라인게임산업이 분명 기로에 서 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온라인게임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차세대 산업임에 틀림없다는 것이다. 또한 국산 온라인게임은 치열한 내수경쟁을 통해 세계 최고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게임은 2500억원대 시장을 창출했다. 전체 게임시장 규모 1조원대의 25%에 달하는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물론 금액만 놓고 보면 지난해 5600억원대에 달한 아케이드게임시장의 절반밖에 안된다고 평가절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불과 99년까지만 해도 600억원대에 지나지 않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내달렸다. 같은 기간 아케이드게임이 5000억원대에서 제자리 걸음을 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비단 외형적인 성장뿐만이 아니다. 성장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온라인게임의 성장률은 아케이드게임이나 PC게임시장 성장률의 2∼5배에 버금갈 정도다. 폭발적인 성장이 모두 국내 업체들의 자력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500억원대 시장규모를 형성한 PC게임의 경우 외산 게임이 전체 시장의 70%를 점유했던 것을 떠올리면 온라인게임의 진가를 금방 가늠할 수 있다.

 온라인게임은 수익률에서도 다른 플랫폼을 압도한다. 일반적으로 온라인게임은 매출 대비 50% 이상이 순수익으로 남는다. 2∼3년 동안의 게임 개발비를 유료화 한달만에 건지고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게임만큼 수출전망이 밝은 산업도 없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나 철강산업에 이어 머지않아 온라인게임과 같은 콘텐츠산업이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앞선 국제경쟁력을 감안하면 온라인게임이 그 대열의 최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에 대한 업계와 정부 등 관계자들의 자세다. 산업의 패러다임은 바뀌는데 여전히 낡은 비즈니스 관행을 고수한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업계는 변화된 환경에 적응할 새로운 ‘비즈니스 엔진’을 하루 빨리 개발해야 한다. 정부 역시 이제는 산업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할 때다.

 NHN 김범수 사장은 “온라인게임은 양방향 매체인 인터넷 속성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라서 국내는 물론 인터넷이 급속도로 보급되는 해외에서도 가장 유망한 문화산업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라며 “국내 업계는 이제 내수시장의 고속성장에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세계 제패를 위한 더욱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