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5년 원격탐사센터의 필요성을 주장한 이후 17년 만에 우리나라에서도 독립기관은 아니더라도 몇 개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동연구체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문을 여는 공공원격탐사센터의 수장을 맡게 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백홍열 박사(49)는 “세계적으로 우주개발에 나서고 있는 국가나 그렇지 못한 국가 모두 원격탐사센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센터의 개소에 대해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 원격탐사센터 설립과 관련해서는 지난 85년부터 여러 차례 논의과정을 거치며 각계에서 설립의 필요성을 인정해왔지만 설립비용과 유지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에 설립되는 센터는 항우연을 중심으로 해양연, 지질자원연, 건설기술연 등이 협력체제를 구축해 실질적인 탐사 업무를 수행하게 되지만 향후 국가에서 인정하는 독립조직으로 발전할 시금석이 놓여진 셈입니다.”
원격탐사는 토지이용의 변화나 환경 감시, 국토개발, 해양, 농업, 임업, 지질 및 자원탐사, 군사 정보수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성 및 효용성이 검증되면서 미국·프랑스·일본 등과 같은 선진국은 물론 중국·인도·인도네시아 등의 개발도상국까지 독자적으로 지구관측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분야다.
“선진국의 경우 원격탐사 활용기술은 상당부분 인력이나 연구의 초점이 위성자료의 이용에 맞춰져 있다”는 백 센터장은 “우리나라가 지금은 대부분 외국의 위성 영상자료를 이용하고 있으나 오는 2004년 다목적 실용위성 2호가 발사되면 1m급 해상도를 가진 영상의 처리와 중국의 위성인 씨버스나 독일의 산불감시 위성자료 등을 받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 센터장은 현재 공공기술연구회 산하 기관만 협력체제가 구축돼 있지만 내년부터는 기상청·한국전자통신연구원·국제연구원은 물론 산림 및 농업 관련 연구원 등과도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백 센터장은 오는 29일 해양연구원 주관으로 북극에 설치하는 북극 기지 한 켠에 우주기지역할을 수행할 소형 관제국을 설치할 복안을 가지고 있다.
계획대로 내년에 20억원의 예산이 배정돼 극기지가 설치되면 현재 항우연내 우주관제수신센터가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 1호로부터 수신하고 있는 하루 2회의 영상자료를 하루 14회까지 수신할 수 있어 아리랑 위성 활용도를 크게 높일 수 있게 된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