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EDA업체 빅뱅 `후폭풍`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외국 반도체설계자동화(EDA)업체들간의 인수합병 및 라이선스 재계약 문제 등으로 시장변화의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단계(프런트엔드) 합성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시놉시스와 후단계(백엔드)시장의 기린아로 떠오르는 아반티의 인수합병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들의 한국내 영업권 향배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양사는 이르면 이달중 한국내 영업권자를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반티는 지난 97년 한국시장에 진출하면서 소프트웨어업체 다우기술과 합작·설립한 다반테크에 대해 2007년까지 독점영업권을 인정한 상황이어서 시놉시스가 한국내 영업권을 다반테크로부터 거둬들이기 위해서는 2200만달러에 달하는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다반테크 역시 시놉시스의 영업권을 가져올 경우 인센티아 등 6∼7개에 달하는 경쟁사 EDA 툴의 한국내 영업권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놉시스와 삼성전자의 라이선스 재계약 문제도 큰 변수다.

 EDA업체들의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가 이달 말 시놉시스와 EDA 툴 유지·보수(maintainance)를 위한 인상요율을 결정짓기로 하면서 경쟁사는 물론 반도체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인상요율은 업계의 라이선스료 인상기준 폭이 되어 왔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시놉시스의 인상요율 협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는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번 계약에서 시놉시스의 독점적 지위 보장보다는 경쟁사들의 참여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검토,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EDA 툴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삼성측이 문호를 크게 열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업계는 그같은 환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과 시놉시스 등 해당업체 관계자들은 “현재 협상중이므로 인상요율을 밝힐 수 없으며 지위보장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산 EDA 툴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라이선스 재계약 때마다 말썽을 빚어 왔다”면서 “대내외적인 요인에 의해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온 만큼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을 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