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1000` 시위는 당겨졌다

 국내 증시가 ‘인텔 효과’에 따른 반도체·PC 등 정보기술(IT)부문 회복 기대속에 연중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17일 주식 시장은 전날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들이 모처럼 폭등한 데 영향을 받아 29.22포인트(3.24%) 오른 930.51로 상승했다. IT주들의 상승이 두드러져 코스피IT지수는 4.37%나 상승, 지수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코스닥시장도 0.92포인트(1.06%) 올라 87.43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지속적으로 주식을 처분해 온 외국인들은 이날 2662억원 어치의 대규모 주식을 순매수, 그동안 우려됐던 시장의 수급 불균형도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 폭등의 주요 원인은 인텔의 1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이 IT경기 회복에 대해 낙관적 기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인텔의 1분기 매출액은 68억달러(2001년 1분기 67억달러), 주당순이익은 15센트로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으로 그리 놀랄 만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인텔이 PC시장의 확장을 위한 가격인하에도 불구, 0.13㎛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으로 매출 총이익률이 51%에 이르는 등 안정된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혀 향후 IT경기 전망은 매우 밝은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비수기인 2분기 매출 전망에서도 64억∼70억달러를 제시, 지난해 같은 기간 63억달러에 비해서는 경기상황이 낙관적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인텔이 펜티엄4에 대한 가격인하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이익이 개선 추세라는 점은 D램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전자·하이닉스 등과 삼보컴퓨터 등 PC생산업체들에는 매우 긍정적인 소식으로 평가된다. PC가격의 안정속에 D램 수요 증가는 계속될 수 있어 직접적인 수혜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인텔 효과’속에 삼성전자는 이날 1만7000원 오른 40만6000원으로 마감,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삼성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SDI도 각각 11.95%, 11.61%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국내 PC대표주인 삼보컴퓨터도 일찌감치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1만2800원으로 마감됐다.

 우동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실적 발표와 전망 코멘트를 통해 2분기에도 시장이 우려하는 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으며 하반기 IT경기 회복에 대한 가능성은 높아졌다”며 “IT주 중심의 주가 상승 기대는 유지될 것으로 판단되며 한동안 주춤했던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주 상승 모멘텀은 보다 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