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KT·SK텔레콤·포스코·한국전력·현대자동차·국민은행 등 7개 초우량 종목만을 대상으로 지난 1월 28일부터 거래를 시작한 개별주식옵션시장은 이제 개설된 지 3개월도 채 안되는 아주 일천한 역사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3월과 4월에 두차례만 옵션만기가 돌아왔을 뿐이다.
개설된 지 3개월도 안된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 주체들의 완벽한 시장 이해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 게다가 제반 시장 여건도 아직은 미흡한 편이다.
개별주식옵션시장이 기존의 현물·선물 시장은 물론 먼저 시행하고 있는 지수선물, 옵션 등과 비교해 거래량과 투자자들의 참여도면에서 열위에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일천한 거래 경험에서 연유한다.
증권거래소가 지난 1월 28일부터 3월 12일까지 개별주식옵션시장의 거래현황을 조사·분석한 결과 거래량은 총 2만5787계약에 불과했다. 이를 1일 평균으로 계산할 경우 하루에 921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1개월 반 동안의 총 거래대금이 22억6900만원, 하루평균 8100만원에 그쳤다.
이 같은 거래량 수치에 대해 증권가의 시각은 다소 엇걸린다. 3개월밖에 안된 시장 상황에서 그간의 거래 실적이 만족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초라한 것도 아니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현재와 같은 증시 활황 국면에서 이 같은 결과치가 나온 것은 기대 수준을 훨씬 밑도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일단 현시점에서 개별주식옵션시장을 평가하는 것은 시간적인 한계가 있다는 데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공감한다.
증권거래소 옵션시장부의 한 관계자는 “증시 상품에는 반드시 학습효과라는 것이 따라다니게 되는데 개별주식옵션시장은 아직 투자자의 학습효과가 적용되기 힘든 시점”이라며 “지수옵션시장도 제자리를 잡는 데 3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을 개설해놓고 3개월도 안된 시점에서 침체됐느니, 잘 안굴러 간다느니 하는 평가를 내린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개별주식옵션시장이 하루평균 1000만계약을 상회하는 KOSPI200옵션과 같은 명실상부한 옵션상품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시장활성화와 투자자 참여폭을 넓힐 수 있는 고단위 부양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초기에 시장 분위기를 확실하게 잡지 않으면 종목만 화려할 뿐 외국인·기관·개인 등 증시 3대 투자 세력으로부터 외면받는 그야말로 ‘3류시장’으로 전락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비록 올해가 출범 원년이기는 하지만 올해 안에 확고한 시장 기틀과 투자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향후 지속적인 성장과 거래종목의 국제적인 성장 비전에 맞는 글로벌옵션시장으로 커갈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점에서 증권거래소가 그동안 개별주식옵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외국인 한도, 투신사 제약 조건 등 제도적인 미비점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나선 것은 바람직한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또 개별주식옵션시장의 잠재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는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시장을 알리기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개별주식옵션시장을 떠받치는 중요한 축인 증권사들도 개별주식옵션시장을 방치하기보다는 장기적 비전을 갖고 이 시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만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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