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통신 빅3` 도전장

데이콤 앞세워「파워콤 입찰」전격 참여

 LG그룹이 통신시장 3강 구도 중 1강에 안착하기 위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전력의 파워콤 지분매각 입찰마감일인 17일 LG그룹 계열사인 데이콤이 입찰에 전격 참여함에 따라 KT와 SK텔레콤 2강 체제인 국내 통신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또 이로 인해 국내 통신업계의 구조조정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LG는 통신시장 3강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유선계열사인 데이콤을 앞세워 국내 2위의 유선사업자인 파워콤 인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 데이콤(대표 박운서)은 파워콤의 광대역 가입자망을 중복투자 없이 확보해 데이터통신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함은 물론 시너지효과를 통한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파워콤의 지분매각 입찰에 참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입찰과 관련, 데이콤은 국내 통신서비스시장 참여에 관심을 보여온 해외투자자인 캐나다국민연금관리기구(CDP), 시스코와 소프트뱅크가 결성한 SAIF(Softbank Asia Infrastructure Fund) 등과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6월까지 파워콤 지분 30%를 확보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데이콤은 이번 입찰에 소요되는 재원을 영업이익으로 창출되는 자체 자금과 자회사 지분매각, 투자유가증권 매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이 행사될 경우 별도로 1억달러의 추가재원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 상반기중 유상증자 1500억원을 검토하고 있다.

 데이콤은 이번 파워콤 입찰 참여를 계기로 LG그룹 통신사업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현재 개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하나로통신 등 후발 통신사업자들과 제휴나 연합을 추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신산업 3강 구도 정착을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전력의 통신망 자회사인 파워콤은 지난 2000년 1월 설립돼 6만8000㎞에 달하는 시내가입자망과 1만㎞의 시외기간망을 보유한 통신망임대사업자(광케이블 7만350㎞, 동축케이블 4만8418㎞ 보유)로 LG텔레콤·두루넷·하나로통신·SK텔레콤·데이콤 등 국내 주요 통신사업자들에 통신망을 임대, 지난해 3864억원 매출에 25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그동안 데이콤은 가입자망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한 결과, 중복투자 없이 전국적인 가입자망을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인 대안이 파워콤 지분참여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번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박운서 데이콤 부회장은 “파워콤 통신망을 활용할 경우 향후 5년간 1조원 이상의 투자대비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며 “데이콤이 파워콤을 인수하면 파워콤의 광대역가입자망과 데이콤의 유선데이터통신 서비스간 시너지효과가 기대되고 있으며 더 큰 시너지효과를 위해 하나로통신 등 후발사업자와의 협력 가능성 또한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이번 데이콤의 참여로 그동안 정부가 구상해온 통신 3강 체제 구상에 상당한 장애가 따를 것”이라며 “시너지효과 측면에서도 시내사업자인 하나로통신과 파워콤이 결합하는 것이 최선이며, 따라서 데이콤이 하나로통신 컨소시엄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데이콤의 희망처럼 같이 갈 이유가 없다”고 거부감을 보였다.

 이날 파워콤 지분매각 입찰에는 데이콤컨소시엄 외에 하나로통신·두루넷·신한맥쿼리·온세통신·해외투자펀드로 알려진 EMP 등 6곳이 참여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