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5시45분.
화제의 TV애니메이션 ‘큐빅스’가 마침내 SBS를 통해 첫방송을 탔다.
지난해 8월11일 토요일 오전 10시30분 미국 어린이 전문 지상파방송인 ‘키즈워너브라더스(Kids! WB)’를 통해 첫선을 보인 지 무려 8개월만이다.
국산 100% 창작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시장에 먼저 선보여 일본 애니메이션인 ‘포켓몬’ 열풍을 잠재우고 미국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을 받은 작품이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흥행을 기록하자 국내 방송사들은 확실한 ‘흥행보증수표’라고 인식하고 전례없는 유치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최근 관객이 100만명을 돌파한 가족영화 ‘집으로’에서 주인공 상우가 애지중지하는 장난감이 큐빅스로 밝혀지면서 덩달아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이런 인기를 반영, 상영을 앞두고 이미 다양한 큐빅스 관련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게임만해도 다우데이타시스템의 ‘내친구 큐빅스-버블타운 대모험’을 비롯해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근반으로 한 조이온의 교육용게임, 큐빅스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한구후지쯔의 슈팅게임 등. 완구류도 이미 개발이 확정된 것만해도 3종류. 영실업은 ‘집으로’에서 상우가 갖고 노는 장난감과 크기와 사이즈가 유사한 자석완구를 출시했다. 이밖에도 아카데미는 프라모델을, 지나월드는 큐빅스에 등장하는 로봇을 비롯해 캐릭터를 닮은 미니완구를 내놓을 계획이다. 게임과 완구 이외에도 문구·팬시류 등 다양한 상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렇게 많은 라이선스 상품들이 개봉을 앞두고 출시되는 것은 이 작품이 분명 뜬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큐빅스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
미국에서도 높이 평가했을 정도로 뛰어난 풀3D 그래픽.
스토리도 로봇을 소재로 했지만 폭력과 거리가 멀다. 로봇인 큐빅스와 소년 하늘이가 서로 도우며 모험을 펼치며 우정을 키운다는 탄탄한 내용.
여기에다 빠른 사건 진행과 어린이들의 이목을 끄는데 충분한 독특한 로봇캐릭터 등. 외국에서 먼저 인기몰이에 성공함에 따른 충분한 사전마케팅도 성공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분석도 파다하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포켓몬스터 등 재패니메이션(일본 애니메이션)에 익숙해있어 미국 등 해외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이 작품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큐빅스의 상영을 결정한 SBS의 담당PD조차도 최근 들어 국내에서 시청률이 좋은 애니메이션은 거의 다 일본작품이었기 때문에 큐빅스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둘지 의문을 갖고 있다. 여기에다 큐빅스의 스토리가 한국시장을 뚫기에는 너무 평이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북미에서의 성공을 등에 업고 국내시장에 선보인 큐빅스가 얼마나 인기몰이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