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벤처의 산실, 테헤란밸리가 생명의 약동소리로 활기차다.
‘투자기상도 맑음, 기업튼실도 향상, 수익모델 다양화, 부실기업 퇴조.’
테헤란밸리 생태계가 닷컴거품론으로 철저히 파괴된 아픔을 딛고 건강하게 회복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사례들이다.
경기침체라는 기나긴 어둠의 터널과 연이은 각종 게이트 악재에 부딪히면서도 벤처기업은 끈질긴 생명력을 바탕으로 테헤란밸리를 지키고 있다. 무너져간 실리콘밸리의 신화를 꿈꾸며 재도약할 태세다.
코스닥 거품 붕괴 이후 지속되는 혹독한 구조조정과 생존게임은 벤처업계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혹독한 겨울이지만 봄을 알리는 신호가 여기 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우선 극심한 자금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테헤란밸리에 촉촉한 단비가 내릴 전망이다. 투자 예보기상도가 쾌청하다. 정윤제 대신증권 수석연구원은 “증권의 상승장세가 지속되면서 벤처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3분기에 이뤄질 것”이라며“이는 2분기에 체감경기를 느낀 이후의 움직임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894억원을 투자했던 KTB네트워크는 올해 49% 늘어난 2821억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한국기술투자도 1200억원의 신규 벤처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수익부재 속에 허덕이던 닷컴기업이 수익모델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야후코리아 등 포털업계의 경우 1분기의 유료화한 콘텐츠 매출이 전분기에 비해 30%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또 1분기 영업실적면에서도 대부분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임방희 이사는 “지난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달성했다”며 “올해 뚜렷한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상당한 순익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화현상을 빚었던 테헤란 소재 사무실도 새로운 주인을 맞으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부동산컨설팅 전문업체인 부동산닷컴의 하태웅 사장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테헤란 소재 사무실 구입문의가 하루 평균 2, 3명에 불과했으나 요즘들어선 5∼6명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벤처업계의 활기는 워크숍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음에서도 확인된다.
인터넷기업협회와 벤처협회에 따르면 회원사의 30% 정도가 2분기 중에 워크숍,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해피머니아이엔씨, 에브리존, NHN 등은 최근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주목을 끌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인터넷기업협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터넷스프링주간을 설정해 인터넷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토론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테헤란밸리 생태계가 다시 활력을 찾고 있는 것이다.
부실기업이 정리되면서 자연스럽게 생존력을 갖춘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무선인터넷 등 새로운 수익모델로 도전하는 벤처기업들이 속속 테헤란밸리에서 둥지를 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