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영상진흥원 `10년간 편성전략 연구`

 지난 10년간 지상파 방송의 편성비율에서 오락프로그램이 가장 높았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과 이재호 동아방송대학 교수가 공동 진행한 ‘다매체 시대의 매체별 편성전략 연구’에 따르면 KBS1를 제외한 SBS·MBC·KBS2 등의 지상파 방송국들은 91년부터 2000년까지 보도·교양·오락 중 오락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편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적으로 각 방송국들은 10년간 보도 프로그램의 비중을 줄이면서 교양 프로그램을 늘려간 것으로 나타났지만 교양 프로그램의 형식을 빌린 다양한 종류의 오락 프로그램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2와 SBS의 오락 프로그램 편성 비율이 약 50∼60%로 가장 높았는데, 특히 KBS2의 오락 프로그램 편성 비율이 가장 높았다. MBC는 45% 내외로, KBS1은 20∼30% 내외로 오락 프로그램을 편성 비율을 유지했다.

 편성비율을 보면 MBC는 SBS의 출범이후 장르별 편성비율의 변화가 가장 커 자신의 정체성을 공영방송으로 봐야할지 민영방송으로 봐야할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갈등한 흔적이 여실히 드러났다.

 또 KBS2의 경우 지난친 오락화 경향이 지적됐는데, SBS와의 경쟁 상태에서 오히려 더욱 오락적인 방송으로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SBS는 방송 편성의 변화가 가장 적어 상업방송으로서의 정체성에 부합되는 일관된 편성전략을 추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보도 프로그램은 KBS1이 가장 높은 편성 비율을 유지했다. 98년 이후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91년부터 99년까지 30∼35% 내외의 고른 편성 비율을 유지했다. SBS는 개국 초기에는 22% 정도로 MBC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92년부터는 10∼15% 이내로 크게 줄었다. KBS2는 보도 프로그램의 편성 비율이 10년간 가장 낮았다.

 교양 프로그램은 KBS1이 40∼50% 내외로 고른 편성을 꾸준히 유지했으며, KBS2와 MBC는 30∼35% 내외의 편성 비율을 유지했다. MBC의 경우 91년부터 93년까지는 지속적인 하양추세, 96년까지는 차츰 증가, 97년이후에는 약 35%로 안정적인 추이를 보였다. 2000년 들어서는 MBC·SBS·KBS2 3개 채널이 약 35% 정도의 비슷한 편성 비율을 보였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