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제품 수요를 알려면 온라인쇼핑몰을 두드려라.’
온라인쇼핑몰이 인기상품을 만들고 상품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LG이숍·한솔CS클럽·LG홈쇼핑 등의 주요 업체에 따르면 상품의 구색 갖추기, 또는 경품용도로 제공되던 ‘비인기상품’이 불과 1년새 ‘인기상품’으로 부상하는 등 온라인쇼핑몰이 제품의 트렌드변화를 그대로 반영하는 거울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일부 품목은 TV홈쇼핑·인터넷쇼핑과 같은 신유통 채널에 소개되면서 일약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비인기제품에서 인기제품으로 옷을 바꿔 입은 대표적인 품목은 스팀청소기·광마우스·LCD모니터·양문여닫이냉장고·디지털카메라 등이다.
이들 업체에 따르면 청소기의 대표주자였던 진공청소기의 경우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전체 청소기 판매량의 97%를 차지하는 완벽한 주류 제품이었으나 최근 ‘스팀청소기’의 기능과 효용성이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알려지면서 ‘청소기=진공청소기’라는 등식이 깨지고 있다.
볼마우스와 광마우스 역시 1년새 제품 수요가 180도 바뀐 품목 중 하나다. 포인터의 움직임이 신속하고 정확해 설계사나 전문 디자이너가 주로 사용해 오던 광마우스는 TV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효용성이 알려지면서 완전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LG이숍의 경우 볼마우스와 광마우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6 대 4의 비율을 보였으나 올 1분기들어 1대 9로 역전됐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분야의 강자였던 CRT 역시 LCD모니터에 서서히 대표자리를 물려주고 있다. 이는 고가 LCD의 가격인하와 소비심리 회복 덕택이다. 이에 따라 평면 모니터를 주력으로 시장을 주도하던 CRT모니터의 판매는 급격히 퇴조한 대신 LCD모니터가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여기에는 인터넷쇼핑몰 등 무점포로 단기간 대량 판매가 이뤄지며 판매가격이 낮아진 점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펜티엄PC와 AMD PC, 일반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 카오디오와 카TV 등도 빠르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객의 기호변화가 급격한 상품구매 패턴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TV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 등의 신유통 채널이 정착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TV홈쇼핑은 친절한 설명과 시연을 통해 상품을 소비자에게 이해시키면서 신상품의 성공적 정착을 돕고 있으며 인터넷쇼핑몰은 고객들의 자유로운 사용경험 게재를 통해 신상품의 장점을 널리 알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기호 LG홈쇼핑 마케팅 본부장은 “TV홈쇼핑·인터넷쇼핑과 같은 신유통의 성장은 마케팅 능력 부재로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하던 많은 상품을 히트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 상품의 트렌드 변화도 촉진시켜 유통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