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이 기업용 정보솔루션의 새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동통신 발달에 따라 ‘기업과 고객의 광범위한 1대1 접촉’이 가능해지면서 모바일 정보환경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보험·제약·식음료·택배·가전 등 현장인력이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모바일 솔루션 도입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기업용 솔루션 제공업체들은 데이테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데이터웨어하우징(DW),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계관리(SCM) 등에 모바일 기능을 전략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모바일 컴퓨팅 구현사례=경기도 평촌에 사는 최명선씨(45)는 최근 세탁기가 고장을 일으켜 애프터서비스(AS)를 받았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LG전자로부터 TV와 냉장고 신제품을 소개하는 우편이 발송돼 깜짝 놀랐다. 오래전에 구입한 두 제품을 바꿀 것을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30억원을 투자해 서울·부산·대전·대구·광주에 ‘디지털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제네시스의 컴퓨터통신통합(CTI)시스템을 중심으로 5개 지역 콜센터와 2300대의 컴팩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연계해 AS 담당자의 고객지원서비스를 디지털화한 것이다. 특히 ‘감동사’라 불리는 AS 담당자들이 수집한 정보를 CRM에 응용함으로써 고객밀착형 마케팅체계 구축을 완료했다.
삼성생명·동양생명·푸르덴션생명도 보험설계사들이 PDA를 통해 특정 고객의 계약정보를 조회하거나 새로운 정보를 추가 입력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롯데칠성·농심·한진택배·경인담배 등이 상품주문, 배송, 수금내역, 재고량, 작업수행 결과 등을 현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솔루션업계 현황=DBMS와 CRM 전문기업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오라클, IBM, 사이베이스 등이 모바일 DBMS를 올해의 주력상품으로 삼고 있다. 또 분석 및 운영CRM분야의 선두업체인 NCR테라테이타, 시벨시스템스 등을 포함한 외국 CRM 전문업체, 에피온, 씨앤엠테크놀로지, 네오캐스트, 파이언소프트, 온빛시스템 등 국산 CRM업체들은 지리정보기능을 포함한 모바일 CRM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모바일기기용 웹서비스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이자 툴인 ‘닷넷 콤팩트 프레임워크’를 발표하고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시장확대 위한 청신호=기업용 솔루션업계에서는 PDA, 이동전화단말기 등이 고가 제품인데다 배터리와 애플리케이션 용량이 부족한 점을 시장성장의 장애요소로 꼽는다. 아직 데이터통신 인프라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데이터통신에 고가의 요금을 부과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하지만 국내 이동통신 인프라가 선진 수준에 도달한데다 일반 기업들의 정보기술(IT) 투자의지가 높아 기업용 모바일 솔루션 시장이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들어 보험·가전·제약뿐만 아니라 교육·공공·의료·건설·제조분야로 고객밀착형 정보관리체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 업계에서는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