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부문뿐만 아니라 디지털 분야에서도 강점을 갖는 회사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지난 3월 27일 주주총회에서 시그마컴의 신임 사장으로 선출된 김동도 신임 대표이사(48)는 이전 경영진간 알력이 조직체계의 혼선을 가져올까 걱정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며 이같은 자신감을 피력했다. 앞서의 우려섞인 질문을 자주 받지만 ‘어수선한 조직’ ‘혼란’ 등과 같은 단어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특히 전임 주광형 사장과 심현도 부사장이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회사에 다시 전력키로 한 것도 짐을 크게 덜어줬다고 김 사장은 말했다.
“조직을 정비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유통시장 점유율, 수출 등을 확대하기 위해 연구인력을 보강하고 사내조직을 세분화·전문화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김동도 사장은 지난 86년부터 멀티미디어 제품의 유통을 맡은 필텍상사·필텍인터내셔널을 17년간 경영하면서 멀티미디어·컴퓨터 관련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김 사장은 이러한 자산을 바탕으로 수익성과 성장성을 갖춘 신규사업 발굴에 여념이 없다. 김 사장은 “신규사업으로 PVR(Personal Video Recorder) 셋톱박스 등의 디지털 부문 및 무선 멀티미디어 분야, LCD 모니터 보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 가운데서도 PVR의 성장성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PVR 셋톱박스를 개발하면서 획득한 기술력과 경험을 통해 향후 케이블 PVR, 위성방송 PVR, HDTV 셋톱박스 등의 개발에도 나선다는 복안이다.
미래사업으로는 블루투스 아이템과 무선 단말기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연구인력을 모집하고 있으며 늦어도 3분기에는 연구팀을 갖춰 관련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동도 사장은 올해 1000억원의 매출에 60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로 삼았다. 작년 매출액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을 유통시장 점유율 확대 및 수출 신장을 통해 달성할 계획이다. “이미 수출을 진행 중인 지역에서는 OEM 분야를 개척하고 미국시장 진입을 위해 현지 마케팅 업체와 협력관계를 적극 추진중”이라고 김 사장은 말했다.
흔들렸던 시그마컴호의 새로운 선장으로 나선 김 사장이 과연 조기에 조직 불화를 치유하고 시그마컴을 도약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