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무선인터넷 표준플랫폼 채택을 의무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동통신 3사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이동통신 3사가 어떤 플랫폼개발업체의 엔진을 쓸 것인지가 관련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업체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상용서비스를 목표로 플랫폼 엔진 및 단말기 개발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태세다.
이동통신서비스업체들은 또 표준플랫폼 채택의무화가 ‘엔진이 아닌 규격표준’에 있는 만큼 어떤 플랫폼 엔진을 사용해도 돼 신지소프트·XCE 등 기존 국내 업체는 물론 아로마소프트(신규업체)·퀄컴과 같은 외국 업체 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표준플랫폼 채택에는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있지만 내심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50%가 넘는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잃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또 정부와의 017합병 이행 조건에 무선플랫폼 표준화 도입 의무조항이 삽입돼 있는 만큼 이미 대세는 넘어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에 따라 현재 신지소프트·XCE 등 기존 제휴업체는 물론 아로마소프트 등을 대상으로 플랫폼 엔진 개발에 관한 용역계약을 추진하는 한편 퀄컴과의 물밑접촉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F는 복잡미묘하지만 다소 여유가 있다. 퀄컴의 브루 기반 플랫폼을 통해 이미 50만 가입자를 확보한 KTF는 표준플랫폼 채택의무화를 계기로 퀄컴과의 관계 정립이 불가피하게 됐다. 오는 6월이면 퀄컴과의 플랫폼 라이선스 재계약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퀄컴이 주주사인 데다 퀄컴의 지분참여 시 KTF와 맺은 이면계약조건 등은 또 다른 변수가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KTF는 플랫폼 표준화 문제가 ‘퀄컴이 최근 플랫폼 라이선스를 단말기 1대당 1달러에서 수배 규모로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느긋한 입장이다.
KTF는 표준플랫폼 채택의무화를 계기로 ‘퀄컴의 엔진이 아닌 국내 업체의 새로운 엔진을 채택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퀄컴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퀄컴의 요구가 지나치게 무리할 경우 아예 플랫폼 엔진개발사를 퀄컴에서 새로운 업체로 바꿀 수 있음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점유율 20% 수준에 불과한 LG텔레콤은 표준플랫폼 의무채택이 자사에 가장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현재 플랫폼 엔진개발사 선정에 착수했으며 이어 11월 출시를 목표로 단말기 개발에 나서는 등 외형적으로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