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였던 무선인터넷망 개방이 윤곽을 드러냈다.
올초 무선플랫폼 규격확정에 이어 이동통신서비스사업자의 플랫폼 채택 및 단말기 개발 참여 선언, 플랫폼업체들의 플랫폼 개발참여, 정보통신부의 핵심기술분야 자금지원 등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숨가쁜 일정이 이어져왔다. 이제 무선인터넷 개방이 몸체를 드러냄으로써 마침내 국내 무선인터넷시대가 활짝 개화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이번에 정보통신부는 망 개방범위와 방법, 과금체계는 물론 통신시스템 정산비용, 문제발생시 책임소재, 유해콘텐츠범람 방지책 등 개방에 따라 발생할 다양한 문제점 최소화 방안까지도 제시했다.
◇무선인터넷 개방 유형=개방범위가 게이트웨이(GW)에 이어 망연동장치(IWF)까지로 허용됨에 따라 개방유형은 크게 세 가지 방식을 따를 전망이다.
지금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무선인터넷은 그림속 번호 1번과 2번을 따르고 있다.하지만 무선망이 개방되면 3번, 4번, 5번 등 새로운 유형이 나타나면서 폐쇄적인 무선망이 완전 공개된다.
첫째가 이동통신서비스사업자의 GW(관문국)를 통해 연결하는 방식(그림속 번호 3)이다. 대형 포털업체는 물론 일반 인터넷 콘텐츠업체들이 이동통신서비스사업자와 관문국을 연결해 무선망을 활용할 수 있다. 이들 업체는 다시 자신의 사이트 속에 CP사업자를 둘 수 있으며 이동통신사업자에 종속되지 않는 독자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요금대행은 이동통신사업자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그림속 번호 4)는 망연동 장치까지 망을 개방하는 방식이다. 단순 GW 방식과 달리 과금대행 및 인증까지도 개방하는 것으로 기존 이동통신서비스사업자와 똑같은 서비스 체제를 갖추고 경쟁하게 된다. 정보통신부는 이 방식은 개방폭이 넓은 만큼 인터넷망 안정화와 부실업체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개방초기 기간통신사업자에만 개방키로 했다.
셋째 방식은 이동통신서비스사와 GW 방식으로 연결된 포털 및 ISP사업자에 또다른 사업자가 다시 GW 방식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누구나 무선IDC와 콘텐츠만 있으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식이다.
◇망 개방 이후 뭐가 달라지나=무선인터넷서비스는 이제 이동통신서비스 3사의 전유물에서 벗어나게 됐다. 특히 기간통신사업자, ISP사업자, 국내 주요 포털 등은 이동통신사업자와 대등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또 수많은 포털이 GW로 거미줄처럼 연결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어떤 단말기로도 필요한 포털이나 사이트 방문이 가능하다. 또 파생 산업시장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우선 포털을 포함한 인터넷업체들이 유선중심을 탈피한 유무선 포털 전환작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련 솔루션시장은 물론 여기에 필요한 막대한 콘텐츠개발 및 유통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IDC시장, 무선단말기시장도 덩달아 활성화될 전망이다.
◇과제 및 보완할 점은 없는가=무선인터넷망 개방은 아직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과거 우리나라 통신정책은 선진국의 사례 분석을 통해 우리방식으로 다시 적용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망개방은 우리가 그 표본사례를 만들어야 할 차례다.
정보통신부는 이에 따라 과금체계·대행방법·정보공개범위·채임소재 등 망개방에 따른 제반조건 및 과제를 구체적으로 명시했으며 앞으로 법률개정 등을 통해 이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
과금체계의 경우 이동통신사업자와 CP사업자간 비율이 1 대 9지만 향후 수많은 포털, 그리고 CP가 거미줄처럼 연결될 경우 요금수수료율 체계도 매우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정보통신부는 이에 따라 요금수수료율에 대한 별도 기준안을 마련키로 했다. 무선망 개방에 따른 ‘정보공개 범위’ 설정과 ‘시스템변경에 따른 비용 산정문제’에 대한 기준마련도 반드시 필요한 분야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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