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를 계기로 북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나아가야 할 고지를 선점하는 동시에 해외 진출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중국 베이징 중국대반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조선콤퓨터쏘프트웨어전시회’를 북한 과학원과 공동주최한 범태평양조선민족경제개발촉진협회(이하 범태)의 리도경 회장은 이번에 북한의 소프트웨어가 해외 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데 있어 역할의 한 축을 맡았던 인물. 베이징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범태는 북한의 대외 무역·경제를 담당하는 준정부기구 성격의 기관으로 최근에는 인터넷업체 훈넷과 합작해 ‘조선복권합영회사’를 설립, 이달 초 인터넷 복권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조선콤퓨터쎈터와 과학원 등 북한의 IT 관련 16개 기관이 참가한 이번 전시회에서 북은 전통 오락분야 멀티미디어콘텐츠, 문자인식, 지문식별, 기계번역, CAD, 의료용 소프트웨어 등 60여종의 소프트웨어들을 선보였다.
“이번에 일부 프로그램만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번 전람회를 통해 참관객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과학기술 중시사상을 확인하는 동시에 전문가들이 개발한 프로그램 성과들의 일부를 직접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는 VIP들이 행사 개막때만 잠깐 얼굴을 비추고 행사장을 떠나는 일반 전시행사와 달리, 기술설명회가 열린 행사 첫날부터 사흘동안 내내 행사장에서 자리를 지키며 북측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동시에 참관객들에게는 북측의 프로그램 개발에 대해 좋은 제안을 해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북측이 해외에서 처음 개최한 이번 전시회를 발판삼아 앞으로 적극적인 대외 마케팅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북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도 소극적으로 임해왔습니다. 사용자가 제품을 문의해야 판매하는 방식에 머물렀던 거죠. 그러나 이제 제품을 들고 직접 외국에 나가 팔고자 하는 것입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북측의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제품도 덩달아 발전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해외에 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면 다양한 반응과 지적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점에서 부족한지도 그대로 드러나겠죠. 이러다 보면 사용자가 찾지 않는 소프트웨어는 자동적으로 없어질 것입니다. 반대로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소프트웨어 분야는 중점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그는 끝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냉정한 평가를 소프트웨어 개발과정에 반영해 나간다면 북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제품이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베이징(중국)=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