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팹을 향해 뛴다>(중)충북대·포항대편

 충북대를 주축으로 한 2개 기관 컨소시엄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시설 입지의 독립성이다.

 충북대는 나노팹센터를 대학이 아닌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설립할 계획이다. 청주 국제공항과 경부·중부고속도로가 인접해 팹 유저들의 접근이 쉬운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센터를 유치해 독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재정적 지원 측면에서도 충북대는 국립대로서는 유례없는 490억여원을 출자키로 하는 등 센터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도내 128개 기업으로부터 950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데 이어 충북도에서도 50억원을 출자, 센터 유치를 위한 전체적인 출자 규모는 1490억원에 달한다.

 충북대는 센터 유치와 상관없이 오창단지 내 제2캠퍼스 부지에 나노공학관을 설립할 계획이어서 향후 센터를 유치할 경우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충북대는 향후 센터를 운영할 사업책임자의 역량과 기반 시설 등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국내 단전자소자(SET) 분야의 대표적인 연구자로 손꼽히는 최중범 물리학과 교수가 현재 과기부 프런티어사업의 일환인 나노소자개발사업의 제1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립대로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에 이어 유일하게 실리콘팹을 독립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데다 최첨단 전자빔 리소그라피 시설과 초미세 나노측정장비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나노 인력이 타기관에 비해 적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주변 기관들과 연계한 저변확대 측면에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포항공대

 포항공대는 나노종합팹센터사업을 위해 충분한 민간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대학·연구소·국가 주요 산업단지가 인접해 있는 지리적 여건 등으로 인해 포항 지역이 나노기술을 산업화할 최적지라는 입장이다.

 포항은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나노기술산업화지원센터·금속재료기술혁신센터(TIC)·포항생명공학종합연구센터 등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나노팹이 요구하는 산업체 연계성, 우수 연구인력 확보, 연구 인프라 등 입지 여건이 다른 어느 곳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포항공대는 전자·섬유 기반의 대구·구미, 철강·기계의 포항·창원, 자동차·정밀화학의 부산·울산 등 신소재산업들이 삼각벨트를 형성해 나노기술의 실용화 및 산업화가 용이하고 지식기반산업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포항공대는 이미 현금 1004억원과 현물 700억원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포항공대는 이번 사업에 정부 지원을 포함, 2884억원(민간자금 54%)으로 센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센터시설에 있어서도 포항가속기연구소에 4000평(나노기술센터 2500평, 나노기술지원동 1500평)의 건물이 들어설 부지를 미리 확보하고 이곳에는 나노소재실과 나노소자실, 나노측정실, 생물·화학실, 물리·원천기술실, 기계공작실 등을 구축해 나노 관련 첨단장비를 들여놓을 계획이다.

 포항공대 측은 “현재 나노팹센터 유치를 위해 경상북도·포항시·부산시·울산시·구미시 등 각 지자체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나노산업을 지역 전략특화산업으로 육성할 충분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나노팹센터가 포항공대에 들어서게 되면 가속기연구소와 포항공대·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을 연계한 나노기술·생명공학 분야 등에서 세계적인 연구업적을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풍부한 인적 자원 및 연구 인프라와 민간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포항공대는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다른 지역보다 수도권에서 멀다는 불리한 입지조건을 갖고 있다. 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과학기술부 산하기관이 아니라는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