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급변하는 영업환경의 추세에 따라 새로 모바일환경을 구축하고 핵심업무 시스템의 통합 및 다운사이징에 나선다. 수도권 36개 제약회사의 전산실장 모임인 제약정보지식협의회(Pika·회장 조치환 유유산업 전산실장)는 최근 제주에서 ‘제약업체의 정보화 및 e비즈니스 전환세미나’를 개최하고 제약산업의 e전이(transformation)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공동모색했다.
이 세미나에 참여한 26개사 전산실장들은 제약사의 경쟁력 핵심인 영업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영업자동화(SFA) 시스템 구축 등 모바일환경을 갖추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또한 타 분야에 비해 투자가 적어 기존 시스템이 선진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 제약업체에 적합한 전사적자원관리(ERP) 도입 혹은 시스템통합작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모바일환경 구축의 경우 한미약품이 최근 영업소를 폐쇄하고 영업사원의 자택근무를 개시한데 따라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러 기업이 SFA를 구축한 바 있지만 전면적으로 영업소를 폐쇄한 곳은 드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SFA를 가동한 유유산업도 일부 영업사원들의 자택출퇴근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제일약품도 SFA 도입에 이어 자택근무제도의 장단점을 파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환경 구축을 위한 노트북PC 및 PDA 등 기기선정을 두고 제약업계의 최종 결정이 주목된다.
업체 현황을 보면 이미 노트북PC를 도입한 한미약품의 경우 현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PDA를 추가구입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며, 제일약품도 영업사원의 절반이 노트북PC를 휴대하고 있으나 PDA의 추가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시스템전환 작업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정보시스템 투자에 소홀했지만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이 크게 늘면서 투자여력이 생긴데다, 경쟁력 극대화를 위해 IT투자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제일약품 등 일부 기업은 이미 지난해 개방형으로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으며, 신신제약과 삼성제약은 업무프로세스혁신(BPR) 및 시스템통합 마무리작업에 나섰다. 근화제약도 최근 신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한미약품은 최근 15억원을 투입, 데이터베이스와 시스템개편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사의 e전이 전략에 따라 태평양제약도 신시스템 개편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등 대부분의 후발업체들이 시스템 통합 및 개방형으로의 전환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