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PC업체인 델컴퓨터가 최근 국내 PC시장 공략을 위해 본사의 기본원칙에서 벗어나는 파격적인 판매방식을 도입, 관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델컴퓨터코리아(대표 스티브 노먼)는 최근 그동안 고수해온 소비자 직판 판매방식을 탈피, 홈쇼핑을 통해 자사의 노트북PC 판매를 시작했다. 델은 전세계적으로 최종 구매자와 전화나 인터넷 주문을 통해 판매하는 직접 판매방식을 개척해온 기업으로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별도의 유통채널을 두지 않는 것이 원칙으로 알려졌다.
델코리아는 지난 13일 LG홈쇼핑 방송을 통해 자사의 노트북PC인 v710 제품을 판매한 데 이어 LG홈쇼핑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인 LG이숍을 통해서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델의 한 관계자는 “홈쇼핑 판매는 델의 기본 판매방침을 벗어났다고 보기보다는 광고선전비 성격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델은 한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델컴퓨터코리아의 조직을 아태지역 소속에서 일본 직속으로 변경했다. 델의 아태본부가 실질적으로는 중국 중심 조직으로 구성돼 한국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으나 이번에 일본 소속으로 변경되면서 기술 및 고객지원 등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델이 홈쇼핑 등 유통채널을 두겠다는 것은 한국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 본사 방침을 희생하면서까지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로 여겨진다”며 “특히 컴팩코리아가 LG전자로부터 노트북PC를 아웃소싱해 가격경쟁력을 갖췄듯이 델이 아웃소싱 파트너인 삼성전자와 이같은 관계를 가져갈 경우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홈쇼핑 방송 판매실적이 43대에 그치는 등 인지도에서 한계를 보이는 데다 아직도 국내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찻잔 속에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