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팹을 향해 뛴다>(하)한국과학기술연구원·한국과학기술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나노종합팹센터가 산·학·연에 종합적인 나노 관련 연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임을 감안할 때 국내 유일의 종합연구기관이며 주요 대기업·대학과 더불어 나노 관련 벤처기업의 74%가 밀집해 있는 서울·수도권에 위치한 KIST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KIST는 산·학·연 공동활용을 위한 국가 연구시설 최적의 입지조건으로 국내 산업계·학계 및 연구계는 물론 해외 기관의 접근이 용이해 2010년 이후 동북아 나노연구의 구심체로서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런 지리적 여건 외에도 KIST는 90년대 중반부터 나노기술을 중점연구 분야로 설정하고 나노기술 연구를 추진해왔으며 지난해에는 자체적으로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등 국가 나노기술 연구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나노팹 운영기관으로는 최적이라고 말한다.

 특히 KIST가 가장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현재 KIST에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과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개발사업단 등 2개의 대형 국가연구사업단을 보유·운영 중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나노팹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 주체가 많은 KIST에 설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국내 유일의 종합연구기관으로 다양한 대외 공개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있으며 수많은 전문연구소 설립의 모태가 됐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나노팹의 비전과 관련해서는 2004년 1단계 사업 종료 후 나노팹과 연계된 국가 종합나노기술 네트워크를 구축, 2010년까지 아시아 최고의 나노기술 종합허브팹센터의 위상을 정립할 계획이다. 또 세계적 수준의 시설장비 구축·운영·개발을 위한 역량을 확보하고, 나노 관련 벤처 기업단지의 산실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국가연구시설 및 연구사업단이 KIST에 밀집해 타연구기관의 입지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KIST가 나노팹을 유치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학기술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한국 과학기술의 메카인 대덕연구단지와 수많은 벤처기업이 밀집해 있는 대덕벤처밸리를 곁에 두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나노팹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KAIST는 또 세계에서 대표적으로 나노기술·생명기술 접목에 성공한 미국의 코넬대와 대덕의 환경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나노종합팹센터 인근에 바이오시스템학과의 정문술빌딩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NT·BT 융합의 시너지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나노팹의 공동활용을 위한 위성랩 네트워크도 탄탄하다. 이 위성랩에는 한국 IT 및 BT의 본산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생명공학연구원을 비롯해 기계연·항우연·표준연·화학연·원자력연·기초과학연·에너지연·지질자원연 등 출연연과 19개 대학, 대기업, 장비·재료업체 등 모두 191개 대학 및 관련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KAIST는 나노팹을 유치할 경우 인접 연구기관들의 우수한 기자재를 활용할 수 있는 것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걸어서 20분 내에 갈 수 있는 밀집된 IT·BT·ET·ST 등 유관 연구기관에는 하나로 중성자 빔이나 양성자 가속기·초고해상도 전자현미경 등 총 3788억원 상당의 나노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어 장비의 중복투자를 막고 투자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KAIST는 나노과학기술연구소 산하에 다수의 NT 학제간 연구그룹 및 NT 관련 8개 학과, 80여명의 교수와 800여명의 석·박사 과정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인력양성 면에서도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가 연구단지를 국내 과학기술의 메카로 육성시키려는 의지가 최근 들어 다소 약화돼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과학기술계에도 정치적인 판단에 의한 정책 결정이 단편적이나마 일부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 등이 ‘옥의 티’라는 지적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