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디지털 케이블TV 시장 진출 의미

 최대주주 부여 및 공동경영을 골자로 한 SK텔레콤과 한국디지털멀티미디어센터(KDMC)간 디지털케이블TV 공동사업 관련 MOU 체결은 향후 국내 방송 및 통신시장에 격변을 일으킬 정도의 잠재성을 갖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이 갖고 있는 통신시장의 브랜드 위상, 자금 및 마케팅능력과 케이블네트워크 및 가입자 기반이 갖고 있는 잠재력 등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경우 국내 통신 및 방송시장은 당장 내년부터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종합 멀티미디어 회사를 꿈꾸는 SK텔레콤=가장 주목되는 점은 SK텔레콤의 케이블TV시장 진출이다. 사실 SK텔레콤의 케이블TV시장 진출은 지난해 7월 초고속인터넷사업인 싱크로드의 철수를 선언할 당시부터 어느 정도 예측됐던 일이다. SK텔레콤은 통신시장이 종합정보통신을 지향하고 있고 경쟁자인 KT가 유무선 통합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싱크로드의 철수를 선언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당시 이를 구조조정이라고 했지 유선부문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혀 또다른 무엇이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유선사업 확충의 축일 수도 있는 파워콤 입찰에는 아무런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SK텔레콤은 최근 경쟁업체들의 반발 속에서도 위성디지털라디오방송(DAB) 추진의사를 밝힌 데 이어 물밑에서는 두루넷의 전용회선사업 부문 인수를 추진해왔다. SK텔레콤의 KDMC와의 MOU 체결 역시 같은 맥락에서 추진됐다.

 SK텔레콤은 디지털케이블TV사업 진출에 따라 향후 전개될 유무선통합 및 종합멀티미디어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디지털케이블TV시장 진출에 따라 광·동축케이블(HFC)기반의 강력한 가입자망과 가입자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양방향 광대역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양방향 TV시장과 유선통신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특히 1000억원도 안되는 자금을 출자하고도 방송과 통신 융합의 맛을 한껏 즐길 수 있게 됐다. 파워콤을 인수하는 데 수천억원이 소요된다는 점과 비교하면 KDMC 출자의 매력은 더 커진다. 이와 함께 시내외·국제전화, 이동전화, IMT2000, 기업전용상품, IDC, 초고속인터넷, 디지털위성방송 등 통신과 방송에서 완벽한 상품을 구비하고 있는 KT의 경쟁력과 비교, 고려한다면 SK텔레콤은 디지털케이블TV의 매력을 더욱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방송시장 변화=SK텔레콤의 KDMC간 제휴는 우선 케이블TV시장에 질적·양적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이제까지 국내 케이블TV시장은 디지털추세라는 대전제하에서도 머뭇머뭇하는 상황이었으며 탁상공론에 그치는 듯한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SK텔레콤이라는 든든한 협력파트너를 만나게 됨에 따라 케이블TV업계의 디지털화 추진은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가입자당 월평균매출액(ARPU)을 늘리기 위한 케이블TV사업자들의 질적 구조개선도 뒤따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1차, 2차, 3차 SO를 포함해 100여개에 달하는 SO사업자들은 KDMC가 됐든 자기 방식이 됐든 디지털화라는 가속페달을 밟을 전망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C&M, 큐릭스, 한빛아이앤비 등 독자적인 디지털화 추진을 선언한 대형 MSO들을 제외한 30∼50여 SO들은 SK텔레콤이라는 후원자가 포진한 KDMC와의 협력관계 구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신사업자 중에서는 SK텔레콤에 앞서 디지털케이블TV 진출을 선언한 하나로통신의 향배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와 함께 고품질의 양방향TV를 내걸었던 스카이라이프와 디지털케이블TV시장의 한판승부도 앞으로도 주목대상으로 떠오르게 됐다.

 ◇산업효과=디지털케이블TV시장의 본격 개화로 업계에서는 ADSL 이상의 전방위적 효과가 파생될 것으로 예측된다. 케이블TV의 디지털화 추진에서 DMC의 투자예산은 1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나 이를 위해 먼저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때 실제 투자효과는 5000억∼6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케이블TV가입자 규모는 750만명에 달하며 중계유선을 합할 경우 1000만명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셋톱박스 시장은 위성방송시장 이상으로 예측되며 디지털TV시장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벤처기업에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디지털케이블TV의 투자에 따라 데이터방송, t커머스, VoIP, 유료방송(PPV)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서비스가 선보일 수 있어 벤처기업의 활동영역 또한 그만큼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