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항공과 금융 등 기간시스템 대부분이 메인 프레임과 코볼 기반의 리거시 애플리케이션 기반으로 구축돼 있습니다.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들이 이를 인터넷 기반 개방형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추세에 하루 빨리 동참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지난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미국 텍사스주에서 개최된 제4회 UPS(University Synergy Program) 학술대회에서 정동길 명지대 경영정보학부 교수가 텍사스 공대 지도교수인 J R 번스 교수와 공동작성한 논문이 최우수 논문상을 공동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수상한 논문제목은 ‘partial automaion of technology upgrades applied to legacy software’로 과거 70, 80년대부터 지금까지 계속 사용하고 있는 리거시 시스템을 인터넷과 같은 개방적 정보통신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자동화 방법에 대한 제안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사실 은행이나 증권사, 항공사들은 당위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24시간 전산시스템을 가동하기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개방형 시스템으로의 전환에는 어려운 점이 없지 않습니다.” 정 교수는 미국의 경우 20억달러 이상의 시장규모를 갖추고 있는 등 이 부문에 대한 투자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앞으로의 30년간은 리거시 애플리케이션과 인터넷 기반 개방형 프로그램간의 공존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과 하드웨어 관련 전문인력은 많지만 리거시 애플리케이션의 전환문제에 대해 깊이있게 논의할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부족하다”며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은 정책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리거시 프로그램의 전환문제에서 보듯 조금더 전문적인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은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강단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의 한 사람으로서 제도와 틀안에서 어떻게 하면 자유분방한 창의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할까를 고민한다는 정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국가들처럼 소수정예의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제도의 정착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최근 정 교수는 박사학위 논문이었던 ‘가상기업’에 대한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시장에서 수요가 있을 경우 전문가와 자본, 마케팅, 생산시설 등의 리소스를 사이버공간상에서 이에 맞춰 기업을 창립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소멸하는 개념이다. 정 교수는 너무 앞선 감도 없지 않지만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에 일정부문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의미있는 연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