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과 벤처 보육지원은 지속돼야 합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벤처창업팀 최길수 팀장의 말이다.
최 팀장은 “벤처 연루 비리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있지만 대부분 권력형 비리거나 정책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틈’을 노린 일부 업체들이 저지른 문제”라며 최근 침체된 창업 열기와 벤처 업계 상황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최 팀장은 오히려 지난 4년간 강력하게 추진된 벤처·창업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벤처창업지원정책은 국내 산업 생태계에 역효과를 끼쳤기보다 산업구조의 질을 한층 높이는 순기능적인 측면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중소규모 기업들에 대한 금융권의 태도가 융자 관행에서 투자 관행으로 옮겨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종전까지 안전투자에만 안주하던 국내 투자자들에게 큰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유망 신생기업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입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벤처창업팀은 창업과 벤처정책을 수립하는 중소기업청 산하의 실질적인 정책집행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팀은 중기청에서 벤처정책이 기업과 창업을 희망하는 개인들에게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창투사 관리, 벤처 지원, 창업보육지원, 벤처 생태계 조성, 벤처 확인평가 등의 분야에서 21명이 활동하고 있다.
중진공 벤처창업팀은 우선 창투사들의 영업실적과 조합 관리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보고 받고 전문펀드를 조성해 기술 중심 우량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또 전국 300여개의 벤처창업보육시설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자금 지원, 보육시설 운영 등 벤처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벤처기업 확인평가와 코스닥등록을 위한 기술평가 등 평가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적지 않다.
중진공은 지난 98, 99년 국민벤처펀드 1, 2호 결성에 이어 지난해부터 기술집약적 우량기업 1000개를 ‘이노비즈업체’로 선정했으며 올해도 1000여개 업체를 추가로 심사해 이 중 10∼30개 업체에 총 300억원 규모를 지원할 계획이다. 펀드 규모가 선정기업 수에 비해 너무 적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 팀장은 펀드 조성의 목적을 설명했다.
“비록 대규모 지원금은 아니지만 초기단계 창업 업체들에 우선 지원해 기업 신용도를 높여 벤처캐피털이나 투자사들이 후속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벤처창업팀은 최근 벤처업체들이 판매시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올해는 ‘벤처 해외 마케팅 네트워크 구축사업’에도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기로 했다.
“미국·영국·독일·중국 등에 진출한 19개 업체 및 기관을 국내 업체들의 해외 판매지원시설(거점)로 선정해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가 지원을 요청하면 최고 2000만원까지 자금지원도 해주고 있습니다.”
최 팀장은 전국 9곳에 설립한 자체 보육시설 중 목동과 안산을 지목하면서 이 두 보육시설을 통해 기업설명회(IR)·투자유치·기술 지원·마케팅까지 이뤄질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창업보육 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다며 보육사업에 대한 적극성을 보였다.
<박근태기자 runr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