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이동전화단말기업계 對中사업 CEO가 직접 `발로 뛴다`

 중견 이동전화단말기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잇따라 중국을 방문, 고객사들과 고위공무원들을 만나 추가 물량수주와 합작법인 설립 등 현안을 협의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귀국 보따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성규 팬택 사장은 지난 13일부터 7일까지 중국에 머물며 닥시안그룹의 CEO와 만나 GSM단말기 30만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고객사인 TCL을 방문해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품질부문에 대해 TCL 관계자들과 많은 얘기를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현재 최대 고객사인 미국의 모토로라를 방문하고 있어 팬택과 모토로라의 관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신동진 팬택 상무는 “이 사장이 중국을 방문해 추가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팬택은 중국 GSM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홍성범 세원텔레콤 회장도 지난주에 3박 4일 동안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의 고위공무원들과 고객사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홍 회장은 “이번 방문으로 고가와 저가로 양분된 중국의 GSM단말기 시장에서 중·고가 전략을 구사한 세원텔레콤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올해 중국 시장에 500만대의 GSM단말기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물량 수주에 대해서는 “여러 업체들과 진행중에 있다”고만 언급했다.

 그는 베이징과 상하이의 고위공무원들과 만난 것과 관련, “중장기적인 차원의 접촉으로 봐달라”며 중국현지 합작법인 설립건에 대해서는 “현 여건상 어려운 점이 많다”고 밝혔다.

 김동연 텔슨전자 부회장도 최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김 부회장은 베이징·선전·다롄 등의 고객사들과 고위공무원들을 만나 현지공장 설립 등 장기적으로 중국 진출에 필요한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슨전자 관계자는 “중국의 도시들이 한국의 정보기술(IT)업체를 유치하는 데 적극적이어서 김 부회장이 바쁜 일정을 보냈다”며 “하지만 합작법인 설립에 관한 문제는 아직 기초단계여서 성사여부를 밝히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