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전철로 1시간 거리인 요코하마에 위치한 코에이사의 사옥. 4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지난해 2억4000만엔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일본 5대 게임개발사로 발돋움한 코에이의 사세에 비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연구소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아담한 단층 건물이다.
하지만 이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코에이가 일본 5대 게임개발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 무엇이었는지를 바로 직감할 수 있었다.
모니터에 시선을 집중한 채 게임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는 개발자들은 옆에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하다. 언뜻 보기에는 상당히 딱딱하고 삭막한 분위기였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코에이가 왜 이렇게 성장을 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다른 게임개발업체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게임이 최대의 과제다. 하지만 이 회사가 특히 역사물 게임 분야에서 만큼은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코에이는 ‘창조와 공헌’이라는 사훈에 맞게 항상 새로운 게임을 개발함에 있어서 창조를 통해 성장의 기틀을 다지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자는 마음을 기본으로 삼아 이를 게임에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내를 맡은 이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자칫하면 딱딱해질 수 있는 역사물을 재해석해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이같은 사훈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한다.
이 회사는 특히 국내 게임개발사와는 달리 벤처기업이라기보다는 대기업과 같이 잘 짜여진 틀과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작은 사옥이지만 이 회사는 사원식당과 체육시설 등 웬만한 복지시설은 모두 갖췄고 전날 이 회사의 역사게임인 ‘삼국지’ 발표회장에서 간편한 차림새였던 프로듀서도 사무실 내에서는 말쑥한 모습이었다. 벤처기업임에도 꽉 짜여진 안정적인 틀에 익숙해진 직원들의 모습에는 더욱 발전해 나가는 코에이의 미래가 그대로 표출되는 듯했다.
특히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회의실 구조도 코에이가 우주와 같이 무한한 발전을 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주형상으로 만들었다”며 미소짓는 에리카와 회장. 그의 모습에도 직원들에서와 같은 안정감이 배어있었다.
30여년전 취미삼아 게임을 개발해 본 것을 계기로 게임사업에 뛰어든 코에이. 이 회사는 지금 한국과 중국·대만·캐나다 등지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