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IT기업 증권사별 투자의견 상이 투자자들 "어찌하오리까"

 정보기술(IT) 종목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이 앞다퉈 새로운 투자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같은 종목에 대해 판이한 투자 의견을 제시,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1분기 IT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2분기 이후 실적 및 경기 전망을 놓고 증권사간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데다 전체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올 한해 실적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인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종목에 대한 투자 결정을 보다 명확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증권사 분석자료는 1분기 실적 발표 후 크게 차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창권 교보증권 연구원과 이왕상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옥션에 대해 각각 ‘보유’와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김창권 연구원은 옥션의 1분기 실적은 외형 성장이 지속되고 원가율과 판매관리비 부담이 개선돼 긍정적으로 판단되지만 2분기에는 수수료체계 변경으로 경매성사대금(GMS)과 등록건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퇴직급여 증가로 영업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기존의 ‘장기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왕상 연구원은 옥션의 1분기 GMS가 소폭 하락한 것은 지난달 17일 수수료 인상을 단행함으로써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라며 오히려 매출액이 전분기보다 11.0% 증가한 70억4000만원을 기록해 GMS 대비 마진율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실적을 반영해 옥션의 올해 추정 실적을 예상보다 늘려잡는 한편 목표주가도 2만80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또 투자등급도 ‘매수’를 유지했다.

 엔씨소프트에 대해서도 상반된 의견이 제시됐다. 강성빈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 실적이 수익성이 높은 개인계정과 해외 로열티 수입증가로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으나 허도행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성장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경쟁업체들의 시장 진입으로 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삼성전기도 증권사들의 투자 의견이 엇갈렸다.

 김보한 KGI증권 연구원은 다음이 1분기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률이 4.2%에 지나지 않아 여전히 수익성은 열악한 상태라며 ‘중립’ 의견을 유지한 반면, 이왕상 LG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6개월 목표주가를 5만4300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삼성전기에 대해서도 최태경 동원증권 연구원은 동종업체 대비 고평가돼 있다며 ‘중립’ 의견을 유지했으나 박강호·구희진 LG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수익성 개선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0.2% 올린 10만8000원으로 상향조정하고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애프엔가이드 고정진 과장은 “1분기 실적이 주가에 어느 정도 선반영된 데다 향후 주가 및 실적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같은 종목에 대한 증권사들의 투자의견도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애널리스트마다 투자의견 판단의 기준이 다르며 너무 한쪽으로 쏠리는 것도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는 만큼 제시된 투자의견을 바탕으로 한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