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전자제품의 수출입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상품 물동량을 확인해줄 수출입 상품 분류번호(HS코드)는 여전히 아날로그제품 분류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 주력 상품군으로 떠오르고 있는디지털TV, MP3플레이어, 셋톱박스 등에 대한 정확한 통계파악이 안돼 산업정책 수립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관련업계와 정부 당국에 따르면 최근 1∼2년새 본격적인 수출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디지털제품의 HS번호 미비로 수출 주무부서인 산업자원부조차 부정확한 자료에 의존해 수출정책을 펴야 하는 실정이다.
또 삼성·LG·대우전자 등 국내 디지털제품 생산업체들은 일본 가전업체의 정확한 한국내 수입물량 규모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마케팅 전략 수립 등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산자부는 전자산업진흥회를 통해 각 업체의 디지털TV, MP3플레이어, 셋톱박스 등 관련자료를 요청하고 있으나 대개 1개월 이상 지연되고 그마저도 각 업체가 사업부별로 제각각 제시한 내용을 통해 정책안을 입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디지털TV의 경우 아날로그 컬러TV에 준하는 HS번호(8528.12-9010, 9020, 9030, 9040, 9050) 등에 의해 수출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TV는 기존 아날로그TV 세번으로는 반영할 수 없는 대형 제품이 주류여서 기준 HS코드를 적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장규환 대우전자 영상사업본부장은 “각 업체가 자사의 편의에 의해 디지털제품에 대한 통계를 제각각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디지털전자제품에 대한 HS코드 제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일부에선 아날로그TV가 디지털TV로 판매되고 있는 실정인 만큼 HS코드 제정시 디지털제품에 대한 정의도 명확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자부측도 “기존 HS코드만으로는 평면TV와 디지털TV 구분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모두가 혼란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외국에서도 디지털제품에 대한 HS코드 제정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재경부 등과 함께 이 부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