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맨’에서 SI업체의 수장으로 변신한 최고경영자(CEO) 들이 관련업계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어 화제다.
고원용 한진정보통신 사장, 변보경 코오롱정보통신 사장, 최해원 에스큐테크놀로지(구 데이콤ST) 사장이 바로 화제의 주인공들. IT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세사람은 최근 비슷한 시기에 회사의 재도약을 주도할 특급 ‘구원투수’로 전격 영입됐다. 특히 이들은 호흡을 맞추기라도 한듯 취임 이후 각 회사의 전면적인 탈바꿈을 진두지휘하며 IT서비스 업체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힘을 쏟고 있어 SI업계에서 ‘닮은 꼴’ CEO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진정보통신이 관례를 깨고 지난해 10월 외부에서 CEO로 처음 영입한 고원용 사장(58)은 한국IBM에서 28년여 동안 근무한 ‘IT베테랑’. 신재철 한국IBM 사장과는 입사동기다. 고 사장은 취임이후 조직에서 각 사업분야에 이르기까지 회사 전반에 대한 대규모 개편을 마무리하고 GIS·물류 중심 SI업체로의 변신을 공식 표방하는 등 ‘보수’적인 회사 분위기 쇄신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기업이미지를 변경한데 이어 신규 사업 모델 발굴에 본격 착수했다. 고 사장은 “IBM에서 좋다고 여겼던 프로그램과 절차·프로세스를 한진에 접목시키겠다”는 각오다.
변보경 사장(50) 역시 코오롱그룹이 관례를 깨고 외부에서 처음 영입한 인물. 그는 오는 2005년께 코오롱정보통신을 SI업계 ‘빅 5’ 대열에 들게 하겠다는 ‘비전 2005’를 발표하고 대대적인 기업 ‘리스트럭처링’에 돌입해 그룹 안팎에서 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IBM에서 기획조정실장과 PC 사업본부장 및 시스템사업본부장을 거쳐 LGIBM 사장을 역임했다. 요즘 신사업 모델 창출을 준비하는 ‘100일 캠페인’에 착수한데 이어 영업·관리·인사·홍보·급여 체계를 바꾸고 기업이미지(CI) 변경도 추진하고 있다. 변 사장은 “시스템 유통회사로 인식돼온 코오롱정보통신을 종합 IT서비스 업체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강조했다.
SAP코리아 사장을 역임했던 최해원 사장(52)은 한국IBM 금융산업사업본부 상무 출신. 네오빌 사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에스큐테크놀로지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는 현재 SI 업체에 걸맞게 기업문화와 사업, 조직 개편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지난 18일 사명을 바꾼데 이어 솔루션 사업 등 특화 SI사업 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IBM 출신 IT기업가 모임 ‘e-Blue’의 회장을 맡고 있는 최해원 사장은 “한 솥밥을 먹어 세 사람의 시각이 비슷할 수 있을 것”이라며 “IBM에서 고객중심의 사고와 주주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조직과 사업모델을 순발력 있게 바꿔야 한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고 실행해 왔기 때문에 신임 사장으로서 세사람의 각오나 계획이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