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LG석유화학 지분 매입과 관련, 최근 구조조정과 기업분할 등을 통해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던 LG계열사들이 다시 지배구조 문제를 재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LG화학의 주식매입은 주식교환 형태로 이뤄져 현금 유출이 없다는 점을 들어 기업가치에는 변화가 없다고 분석했다. 회사가 받게 될 배당금 수입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나 현금흐름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4일 LG화학의 LG석유화학 지분 매입 결정은 다시 투자자들에게 지배구조에 대한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현대증권은 25일 LGCI와 LG전자의 지주회사 분할 등을 통해 LG그룹에 대한 투명성 기대로 주가가 고공비행을 해왔지만 이번 조치로 LG화학과 대주주의 거래로 투명성에 의혹이 제기되며 주가 할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LG전자에 대해서도 기업 수익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기업 지배 위험에 대한 우려는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굿모닝증권과 교보증권도 이번 일을 계기로 LG 관계사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늘어나 주가의 단기적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25일 주식시장에서는 시장 전반의 폭락속에 LG계열사에 대한 불신감이 뚜렷했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00년에도 LG화학은 LG유통과 LG칼텍스정유를 사들이며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매도공세로 큰 폭의 주가하락을 경험한 바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