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캠퍼스]토익 불신감 높다

 

 인터넷상의 정보교환을 통해 토익 시험의 평균성적이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학생들 사이에서 이 시험에 대한 ‘무용론’과 ‘거품론’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정기 토익의 월별 응시인원은 평균 8만여명. 방학이나 학기중 시험이 없는 기간에는 9만명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올해 정기 토익의 경우 평균점수가 1월부터 3월까지 세달 연속 600점대를 상회했다. 이는 방학기간이라서 토익을 준비한 학생의 수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의 기출문제가 상당수 그대로 출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응시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기출문제 등 토익과 관련한 자료를 입수함에 따라 평균점수가 상승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실제 토익의 응시료가 회당 3만원으로 인상되면서 포털사이트인 다음의 토익과 관련된 카페의 경우 회원수가 10만명이 넘어서는 등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토익 성적과 외국어 구사능력간에는 많은 괴리가 있어 이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캠퍼스내의 일반적인 분위기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자료의 형태는 기존 서점가에 출판돼 있는 토익 관련책의 일부분이지만 때로는 전체 본문 내용이 올라오기도 한다. 또 학원가에서 프린트물로 제작돼 나오는 자료를 그대로 올리거나 토익시험 후 응시자들에 의해 문제의 일부분이 복원되면서 시험 후기 형태로 올라오는 등 자료의 형태 또한 다양하다.

 지난 3월 토익시험에서 900점대의 성적을 거둔 경북대 경영학과의 김모씨는 “토익에 매번 응시하면서 실제로 영어에 대한 공부보다는 고득점을 얻기 위한 스킬을 익히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이러한 스킬을 배우기 위해 거의 대부분 토익 관련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한 친구들도 많다”고 토익 시험에 대해 불신감을 나타냈다.

 또 그는 “이렇게 토익 열풍이 일고 있지만 토익 시험점수를 잘 받은 학생이라고 해서 모두 영어를 유창하게 잘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문제”라며 “토익 응시자들은 일단 목표로 하는 점수를 얻고 나면 영어회화를 준비하겠다고 말해 실제 영어구사능력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이러한 불신감을 반영하듯 최근 각종 대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토익시험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놓고 열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경북대 취업담당 한 관계자는 “10년 이상 영어를 공부하면서도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교육프로그램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토익 성적만으로 영어구사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기업체나 대학의 잘못된 평가기준도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예기자=정명철·경북대 midasm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