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새롭게 ‘신유통 사람들’을 연재합니다. 유통업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택배 등 신유통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새로운 직업·업무·생활 등을 소개해 독자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것입니다. 편집자
유통시장에서 TV홈쇼핑이 급부상하고 있다면 TV홈쇼핑에서는 단연 쇼호스트가 새롭게 각광받는 직종이다. 쇼호스트라는 직업이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몇년 되지 않는다.
“최근들어 전문직업인으로 인정해 주는 분위기가 많이 확산됐어요. 반면 돈 많이 버는 직업, 탤런트처럼 예쁘고 말 잘해야 할 수 있는 직업이라며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강조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국내 쇼호스트 1호, 대표적인 여성 쇼호스트로 알려진 유난희씨(38)는 쇼호스트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각을 이렇게 설명한다.
하지만 그는 “사실 쇼호스트는 능력과 나름대로의 전문성에 따라 급여가 천차만별이며 외모·행동 등 외부적인 조건보다는 스스로 좋아서 일에 푹 빠질 수 있어야만 버틸 수 있는 고된 직업”이라고 말한다.
유난희씨는 이름처럼 유난스럽다. 과거 TV 판매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상품 크기를 실감나게 알리고 싶어 제품 앞에서 두 팔을 벌려 좌우로 회전하며 춤추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제품을 360도 회전시켜 두께까지 알려준 것도 그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의류 판매 방송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믿을 수 있는 상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방송 중 상품을 직접 자르고, 찢는 테스트를 실시해 담당PD와 스태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신규 홈쇼핑 3사가 개국하면서 유난희씨는 스카우트 표적이 됐다. 신규 홈쇼핑업체들이 시장에 빠르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비중있는 쇼호스트의 영입이 필수였으며 유난희씨도 자신의 가치를 더 알아주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다고 한다.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그는 연봉과 기타 수당을 합해 2억원 가량을 받는다. 하지만 그가 유명해진 이유는 억대 연봉이나 탤런트 뺨칠 정도의 외모가 아니다.
고객이 홈쇼핑을 시청할 때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무엇을 확인하고 싶어하는지 누구보다 잘 짚어 해소해 주는 전문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는 “상품에 대한 정보는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상품에 대해 많은 호기심을 가져야 하고 이같은 지적 호기심은 타고나는 것 같아요”라며 쇼호스트의 타고난 전문성을 은근히 강조했다.
TV홈쇼핑의 주고객이 주부이다 보니 쇼호스트 역시 여성에게 유리하다. 친근함을 주는 고연령층 여성에게도 알맞아 지원자는 계속해서 급증하고 있다.
“쇼호스트로 성공하려면 오랫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해요. 소비자들은 새로운 얼굴보다는 계속해서 출연해온 쇼호스트에게 더욱 친근감을 느끼며 신뢰하기 때문이죠.”
오랜 경력 속에서 나오는 친근한 미소가 유난히 돋보이는 유난희씨는 끊임없는 호기심을 갖고 상품을 이해하며 그러한 상품을 마음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프로였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