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 셋톱박스시장 열린다

 초고속망을 기반으로 주문형비디오(VOD), 게임, 홈쇼핑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DSL 셋톱박스 시장이 빠르게 열리고 있다. 이는 초고속 인터넷업체들이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도달했다고 판단, 다양한 부가서비스 개발을 통한 돌파구의 일환으로 VOD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TCC·잇츠티비·이지빌 등이 비교적 통신 인프라가 잘 갖춰진 주거지역을 대상으로 잇따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DSL 셋톱박스 수요가 크게 몰리고 있다.

 DSL 셋톱박스는 DSL망이 설치된 가정에서 기존의 아날로그TV에 셋톱박스를 연결, 비디오 가게에 갈 필요없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부터 국내 흥행작까지 모든 영화·드라마·스포츠·교육프로그램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TV로 시청할 수 있는 제품이다. 또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는 중에도 VOD서비스를 고화질과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지센은 28일 ADSL·PSTN 등 다양한 통신 방식을 지원하며 VOD서비스는 물론 홈쇼핑·TV뱅킹·게임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DSL 셋톱박스 ‘이지박스’를 개발했다. 이지박스는 리눅스 운용체계를 기반으로 개발해 기존 윈도 기반 제품의 절반 정도 가격에 불과하다. 또 TV는 물론 데스크톱PC나 노트북 등 다른 정보 단말기와 공유해 사용할 수 있다.

 휴맥스도 최근 TCC와 손잡고 TV를 이용해 VOD와 인터넷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DSL 셋톱박스 ‘RG 3010’을 오는 6월까지 공급키로 했다. 이 제품은 SK텔레콤이 사이버아파트 4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제공하는 nTVi 서비스에 사용된다. 휴맥스가 개발에 나선 셋톱박스는 가정내 홈서버 역할이 가능한 제품으로 소비자가 방송을 시청하면서 통신망을 이용한 VOD 서비스, 웹 브라우징을 통한 인터넷 접속과 메일기능 등을 갖고 있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은 “초기 생산규모는 크지 않지만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 갖춰진 사이버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몰릴 전망”이라며 “전략품목의 하나로 DSL 셋톱박스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잇츠티비도 자체 기술로 DSL 셋톱박스를 개발하고 하나로통신과 공동으로 지난 8월부터 분당 파크타운의 400가구를 대상으로 초고속망을 이용한 VOD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제품은 기존 TV를 통해 영화·음악·오락·교육 등 각종 동영상 콘텐츠를 VOD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인터넷 TV 기능이 있어 뉴스·증권·정보 검색 등 인터넷 서핑이 가능하며 앞으로 원스톱 쇼핑과 인터랙티브 광고, 데이터 서비스까지 가능한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밖에 클릭TV 등 국내업체는 물론 영국 페이스, 미국 모토로라 등 세계적인 셋톱박스업체가 국내시장을 겨냥한 DSL 셋톱박스를 선보이면서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다.

 송광배 이지센 사장은 “통신사업자가 초고속망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부가서비스 개발에 몰두함에 따라 DSL 셋톱박스 수요가 크게 일어날 전망”이라며 “올 하반기 이후에는 본격적인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