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000여 서버 시스템이 해외 해커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의 발표와 CIH바이러스 활동일까지 겹친 26일 증시에선 침입탐지시스템(IDS), 컴퓨터 백신 관련주에 대한 주가 반응이 예상과 달리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그동안 바이러스 활동일이면 백신업체의 주가가 치솟고, IDS 관련 업종의 주가가 주목받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해킹이나 바이러스 침투 대응을 주목적으로 하는 IDS분야의 대표주자인 인젠은 전날보다 0.52%(30원) 오르는 데 그쳐 5760원으로 마감됐다. 장중 한때 상승폭이 컸지만 계속 하락해 장막판에는 1%의 상승률도 지키지 못하고 내려앉았다.
시큐어소프트도 전날보다 20원(0.5%) 오른 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상승폭은 낮았지만 전날까지 무려 6거래일째 연속 하락세를 끊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백신분야 대표종목인 안철수연구소는 오전에 CIH바이러스 신고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발표를 내놓을 때까지는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장후반 매물이 몰리면서 전날보다 100원(0.24%) 떨어진 채 마감됐다.
반면 탄탄한 실적을 쌓아가고 있는 퓨쳐시스템과 소프트포럼은 전날 종가보다 5% 이상 주가를 높이며 폭락장 이후 모처럼 반등했다. 퓨쳐시스템과 소프트포럼은 각각 전날보다 490원(5.6%)과 520원(5.66%) 오른 9240원과 9700원으로 마감됐다.
김희연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바이러스와 해킹 논란이 주가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절대적인 상승 모멘텀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며 “기술주 폭락 뒤의 오름세가 외부의 바이러스, 해킹 이슈보다는 더 주효했다”고 해석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