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드타입 플래시 메모리 공급부족

정보기기 생산에 큰 차질

 난드(NAND) 타입 플래시 메모리가 극심한 공급부족으로 각종 정보기기의 생산에 차질을 초래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난드 타입 플래시 메모리는 삼성전자와 도시바 등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으로 인텔 등이 내놓고 있는 노어(NOR) 타입에 비해 접속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으나 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해 주로 MP3플레이어, USB저장장치, 보이스리코더 등 대용량 저장장치를 필요로 하는 제품에 채택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기기의 보급확대로 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생산이 따라가지 못해 대용량 난드 타입 플래시 메모리를 중심으로 공급이 크게 달리고 있다.

 수급상황이 악화되자 난드 타입의 64MB 모듈과 128MB 모듈의 3월말 기준가격이 지난해말 대비 평균 20% 이상 상승한 18.5달러와 40달러에 이르렀으며 이달 초에만도 제품별로 평균 3% 정도 또 올랐다.

 이에 따라 MP3플레이어, USB저장장치 등을 생산하는 정보기기업체들은 원가상승 생산차질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는 난드 타입 플래시 메모리를 주문하고도 한달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USB 저장장치 생산에 뛰어들어 고정거래선이 없는 업체들은 스폿시장에서 메모리를 구할 수 없게 되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USB 저장장치 생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난드 타입을 구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3배나 비싼 노어타입으로는 채산성을 맞출 수 없다”며 “이러다 바이어들로부터 계약해지나 클레임을 당할까 염려된다”고 걱정했다.

 가격급등으로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메모리 대리점들도 최근에는 물량확보가 어려워 비상이 걸렸다. 메모리 대리점들은 최근 플래시 메모리 마진율이 10%에 육박하고 있지만 주문에 맞춰 공급을 늘리기가 어려워지자 해외 스폿시장에까지 손을 뻗쳐도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고 아우성이다.

 대리점 관계자는 “고정고객들이 물량을 스폿시장에 높은 가격으로 빼돌리지 않느냐는 원성까지 사고 있다”며 어려움을 실토했다.

 한편 삼성전자측은 “올해 시장규모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해 생산량을 적극 늘리고 있지만 생산량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 지금의 생산이 매달 10% 이상 증가하고 있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수율 향상을 통해 물건 공급량을 늘리고 도시바가 마이크론에 매각하고 남은 미국 도미니온 플래시 메모리 라인을 일본에 이관, 생산에 나설 3분기까지는 구득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