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29>`IT 월드컵` 준비는 끝났다

 D-29. 21세기들어 첫번째로 맞이하는 지구촌 최대 축제인 2002 한·일 월드컵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월드컵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개최하는데다 첨단 정보기술(IT)들을 총망라한 사상 첫 IT월드컵으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그 어느 대회보다도 전 세계인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켜 왔다.

 개막일까지 앞으로 한달 남은 현재 사실상 모든 준비는 끝났다. 무엇보다도 IT월드컵은 우리가 우승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는 게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이제는 한국 대표팀이 사상 첫 16강 진출의 꿈을 이뤄 온 국민을 환호케하는 일만 남았을 뿐이다.

 

 ◇IT월드컵 준비현황=정부는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최첨단 IT를 활용한 ‘IT월드컵’으로 치름으로써 IT강국의 이미지를 전세계에 알려 IT산업의 수출과 해외진출을 통해 경제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월드컵 개막식과 경기장 등에 최첨단 IT장비를 집중적으로 설치, 한국 IT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다는 전략 아래 다양한 홍보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특히 정부는 IT월드컵의 홍보를 위해 전세계 25억 인구가 지켜보는 월드컵 개막식 행사에서 최첨단 IT기술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화합과 상생의 멀티IT 퍼포먼스’를 연출, 한국의 IT발전상을 전세계에 선보일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이 퍼포먼스를 통해 3세대 이동통신인 cdma2000 1x-EVDO와 박막액정화면(TFT LCD) 등 한국의 최첨단 IT기술을 전세계인의 가슴에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퍼포먼스는 IMT2000단말기의 카메라 동영상 전송기술을 활용해 통화자의 모습을 경기장내 대형 전광판에 방영하는 한편 IT예술 조형물로 특수제작된 TFT LCD를 경기장 4곳에 설치, 디지털 조형물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사람이 들어가 인간과 기계가 합치된 상황에서 전통 사물놀이를 연주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에밀레종에도 TFT LCD를 부착, 인터넷 무선랜을 통해 비천상과 백남준 비디오 영상을 방영한다.

 이와함께 한국의 IT발전상 등 현주소를 세계에 전파해 줄 외국 기자들에 대한 홍보도 대폭 강화한다. 이를 위해 국제미디어센터 및 경기장에 최첨단 전산시스템을 구축, 외신기자들이 한국 IT기술의 우수성을 최대한 체험할 수 있게 하고 ‘IT테마 투어’프로그램을 마련해 이들이 초고속인터넷 등 첨단정보통신 체험관, 대형PC방 등 정보화 현장을 방문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월드컵 기간에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 등 외국인에 대한 홍보를 위해서는 이들이 공항은 물론 숙소, 경기장과 그 인근지역에서 초고속인터넷, 디지털TV 등 한국의 IT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각종 첨단시설을 설치한다.

 또 HDTV(고품질TV), 3차원입체(3D)TV로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하고 데이터 방송도 실시해 IT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월드컵의 재미와 감동을 최대한 증폭할 계획이다.

 인터넷을 통해 경기일정·숙박·관광 등 월드컵에 대한 정보를 검색,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사이버 월드컵’ 등 다양한 정보문화 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월드컵 기간에 아시아IT장관회의, 경제개발기구(OECD) 초고속인터넷 워크숍 등 각종 IT관련 국제행사를 집중적으로 개최함으로써 IT강국의 이미지를 높인다는 구상도 세워 놓고 있다.

 해외에서도 대사관 및 교민단체와 협력해 월드컵 기간을 전후로 ‘교민의 날’, ‘한국주간’ 등 기념행사를 실시해 국내 업체들의 IT제품을 전시하고 홍보영상물을 상영하고 특히 해외IT지원센터가 설립된 중국 등 주요국가에서는 한국의 IT제품 홍보행사를 개최, IT코리아의 모습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어떤 IT기술이 선보이나=지난달 22일 제47회 정보통신의날 기념식이 열린 정통부 15층 대강당 한쪽에 마련된 IT기술 시연장. 기념식사를 마치고 시연장으로 들어선 이한동 국무총리는 월드컵때 선보일 우리나라의 첨단 IT기술을 접하고 매우 흡족해 했다.

 이 총리는 시연회에서 SK텔레콤의 cdma 1x EVDO 휴대폰을 이용해 자신의 얼굴을 직접 촬영했으며 휴대폰을 보며 다른 사람과 영상통화를 했다. SK텔레콤은 월드컵 기간에 공항에서 이 휴대폰을 외국인에게 임대해 줄 계획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KT의 양방향 최대 13Mbps급 초고속영상이 가능한 VDSL 기술과 노트북을 이용한 무선 동영상 기사 송수신 시스템이 선보인다. 이 시스템을 통해 외국 기자들은 경기장 골대 뒤에서 사진을 찍고 기사를 써서 곧바로 송고할 수 있게 된다. 또 사진 촬영 지역에 설치된 무선랜 시설을 이용해 최대 11Mbps로 직접 전송할 수 있다.

 월드컵 경기장 곳곳에 설치될 컴퓨터 모니터가 달린 멀티미디어 공중전화도 IT월드컵을 빛낼 제품 중 하나로 전화기를 통해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노트북에 연결해 기사를 송고할 수 있고 외국인 전용전화번호인 ‘1330’로 전화를 걸어 중국어통역 서비스를 받는 등 다양한 기능이 있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고선명(HD)TV로 시청할 수 있는 대회로 한·일월드컵의 성공 개최를 계기로 향후 우리나라가 세계 디지털TV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잔뜩 기대하고 있다.

 ◇기타 준비상황=IT월드컵의 성공개최를 위해서는 통신·가스·전력 등 안전관리실태를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산자부는 월드컵의 성공개최를 위한 안전관리를 위해 경기와 직접 관련 있는 전력·가스 등 에너지공급시설과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주요 산업·자원시설에 대해 관계부서 직원을 동원해 각 시설별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KT도 월드컵 축구대회 기간에 통신 불통 등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통신시설 긴급 복구훈련을 실시했다. KT는 이번 훈련에서 광전송로 절단 및 광전송장비 장애 등 가상상황을 설정한 뒤 복구요원을 투입, 해당 시설을 신속하게 복구했다.

 KT 관계자는 “통신시설은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핵심 시설”이라며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긴급 복구활동을 펼쳐 대회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