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경기장 방송·통신 인프라
‘박진감 넘치는 축구경기와 함께 최첨단 IT를 온몸으로 느낀다!’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서울 상암동 경기장은 각종 통신망이 연결된 최첨단 IT건물. 방송통신 인프라는 이중삼중으로 연결된, 그야말로 IT월드컵의 핵심이다. 상암동 경기장 안에서는 무선랜을 이용한 기사전송, 사진전송이 자유롭고 차세대인터넷, 음성데이터통합(VoIP) 서비스 등이 마음껏 제공되는 가까운 미래의 IT세상이 앞서 실현된다.
◇가입자망=경기장의 방송보도요원, 조직위와 FIFA 관계자들이 전화 등 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망. 사용 예상은 1000여명. 가입자망은 전화국의 전자교환시설, 경기장과 전화국간의 광전송장치, 광케이블 등 선로시설로 구성된다. KT는 망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경기장에서 국제미디어센터(IMC)로 가는 망을 두 길로 나눴다. 전자교환기도 보통 가입자수 대비 설치량보다 4배 많은 용량을 제공한다. 단순비교를 해보자면 보통 8000명의 가입자에 사용되는 설비가 1000명의 가입자를 위해 제공되는 셈.
◇방송중계망=시원한 골장면을 세계 각국의 안방까지 전달하는 망. 이 망이 없어지면 월드컵은 상암동 동네축구 잔치가 돼버린다. 월드컵 방송중계에 필요한 비디오, 오디오 회선은 경기장-IMC간의 국내방송중계망과 IMC-국제위성지구국간의 국제방송중계망으로 구성된다. 상암경기장에는 2.5 광전송단국 장비가 2개 설치된다. 회선당 45Mbps에 27회선 가량이 예상되며 실제로 48회선이 이원화돼 공급된다. 계산대로라면 남는 설비로 두 게임 더 중계가 가능.
◇월드컵 데이터망=‘차두리 한 골, 안정환 어시스트….’ 인트라넷으로 구성돼 경기결과, 정보 등을 제공하는 망. 역시 안정성을 위해 이원화했으며 경기장과 IMC, 조직위 본부간은 보안성이 강한 프레임릴레이 데이터망으로 구성됐다. E1급 4회선을 2개의 장비에 분산수용하고 연결노드를 삼원화해 구성한 철벽이 상암경기장과 IMC를 잇는다.
◇최첨단서비스=‘내가 지금 월드컵 경기장인데 말이지….’ 이동전화는 016의 경우 PCS기지국을 음성용 3대, 데이터용 3대, 영상용 3대에 이동기지국 1대를 추가 설치해 시간당 3만5000호 처리시설을 갖춘다. 6만여 관중이 전화하기에는 충분한 양.
스타디움미디어센터(SMC)에는 데이터공중전화기가 설치돼 다이얼업에 의한 인터넷접속, 기사송부를 돕고 멀티미디어공중전화기가 설치돼 영상전송, 초고속인터넷접속, 전화접속을 책임진다. KT는 상하향 최대 2.3Mbps를 보장하는 SDSL 초고속인터넷서비스인 엔토피아 시설로 각국 기자들의 눈길을 끈다. 회선수는 가입자수대로 늘릴 수 있고 포트수는 50개. 무선랜 액세스포인트는 2개를 운영, 골대뒤에서 경기장면을 찍은 기자들이 그 자리에서 사진을 자동전송할 수 있도록 한다.
어바이어도 경기장내 랜스위치와 기지국 2개를 설치하고 무선랜 서비스를 기자에게 제공한다. 또한 VoIP 통신솔루션으로 음성, 데이터, 팩스 등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제공된다.
SMC에서는 또 PDA에서 VOD로 제공되는 휴대형 동영상 다운로드 서비스, 음성인식 자동전화, 고밀도파장다중분할전송(DWDM) 기술을 이용한 차세대인터넷 등의 시설을 완비하고 시연이 준비되고 있다.
◆월드컵 경기장 속의 과학
월드컵이 열리는 국내 10개 경기장은 첨단기술과 과학의 결집체다.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될 월드컵 경기장은 세계최초의 월드컵 HDTV 중계를 위해 지금까지의 월드컵 경기장보다 훨씬 밝은 조명을 택하고 있고 최고의 조망을 위해 기둥을 최소화한 삼각 철골구조와 아치형 지붕으로 이루어진다. 과학문화교육연구소는 4월 한달간 전국의 월드컵 경기장을 탐방하며 경기장 곳곳에 숨어있는 과학과 첨단기술을 끄집어냈다.
◇쓰레기섬이 에너지섬 됐다=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은 난지도에서 추출한 가스를 난방연료로 사용, 환경도 살리고 자원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 열병합발전소를 통해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난지도 지하의 메탄가스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는 것. 연료는 앞으로 17년간 쓸 수 있는 양이다. 경기장은 또 환경보호를 위해 중수를 재활용한다. 수영장과 스포츠시설에서 사용된 물을 오존처리 및 여과공정을 거쳐 재활용하는 양이 하루에 110톤. 재활용된 물은 화장실 세정수, 조경, 소화용수 등에 사용돼 경비를 절감하고 에너지를 절약하게 된다.
◇HDTV를 위해 더욱 밝게=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경기장내의 조명을 2000럭스(lux)가 되도록 하고 있다. 1럭스는 촛불 하나의 밝기이고 보통 사무실의 밝기는 300∼500럭스 사이. FIFA의 규정은 1500럭스를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은 HDTV 중계를 고려해 2000럭스의 조명을 선택했다. 그리고 주간경기에서 야간경기로 이어질 때 색상의 균형문제를 해결하고 물체의 선명도 및 HDTV 중계를 고려해 자연광과 비슷한 백색광원인 메탈할라이드 조명이 선택됐다.
◇생동감 넘치는 전광판=제주 월드컵 경기장의 전광판은 가로 19.2m, 세로 7.6m(상암경기장은 가로 25.8m 세로 9.24m)이며 화면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화소는 20㎜에 이른다. 화소 안에는 적색 3개, 녹색 3개, 청색 2개 등 모두 8개의 LED가 들어가 각종 색상을 만들어낸다. 제주 경기장의 전광판은 관중석 어디에서도 120도의 가시각도 내에서 볼 수 있으며 최대 수평 720, 수직 480해상도의 화면을 초당 60프레임씩 표출한다.
◇선명한 음향=서울 상암동 경기장은 울리지 않는 음향설비 구축을 위해 지붕에 대형 스피커 108개, 회원석 발코니 및 천장에 220개 등 총 328개의 스피커를 집중시켰다. 또한 잔향과 메아리를 없애기 위해 소리가 목표지점까지만 정확히 도달하는 정지향 스피커를 사용했다.
◇그밖에=경기장 내외 104대의 감시카메라 설치, 중앙통제소에서 집중안전감시, 카드키 출입통제시스템 설치, 테플론 유리섬유를 사용한 내성이 강하고 가벼운 지붕, 경기장내 미니 FM방송설비 등을 갖추고 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