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80통 이상의 전화를 받느라고 몸살이 날 지경입니다.”
월드컵조직위원회 최수영 지적재산권담당관이 기자를 만나면서 던진 첫마디다. 최근 국내 업체들로부터 월드컵과 관련된 마케팅과 관련해 FIFA의 지적재산권 침해여부에 대해 상담·감독하는 최 담당관은 지금은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월드컵 마케팅을 진행하는 국내 업체들에게 최 담당관은 사실상 저승사자와도 같은 존재다. 마케팅 과정에서 FIFA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즉시 최 담당관의 경고와 조사를 받는다. 또 심한 경우에는 소송까지 휘말릴 수 있어 업체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높은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많은 문의가 온다는 것은 업체나 국민들이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증거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량은 많지만 보람은 더 큽니다.”
특허청에서 5년 동안 지적재산권만 담당해 온 최 담당관은 최근 지적재산권에 대한 개념을 일반 국민들과 단체들에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적재산권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 낮아 월드컵을 계기로 일반 기업체나 단체,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는 지적재산권을 담당하지만 FIFA의 지적재산권은 단순한 돈의 논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FIFA는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지재권에 대한 협조여부를 보며 경기가 끝난 후 전세계 언론을 통해 지적재산권 관리에 대한 강평을 한다”며 “FIFA의 강평은 한국과 일본 양국을 정면 비교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지적재산권에 대한 소홀함이 결국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검찰·세관·특허청·지자체 등과 협조해 FIFA의 지재권과 관련된 단속을 강화할 것이며 월드컵 경기가 치러지는 10개 도시에 패트롤 팀을 구성할 예정입니다.”
그는 월드컵이 우리나라의 선진국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라는 것을 인식하고 기업체와 개인들은 FIFA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마지막으로 부탁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