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한일 월드컵에는 스포츠 특수를 겨냥한 상품들 못지 않게 다양한 IT서비스가 선보일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월드컵을 IT월드컵으로 치르겠다고 표방하고 이제까지 월드컵을 유치한 어떤 나라보다 화려한 최첨단 IT서비스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와 IT업계는 브로드밴드 서비스 가입률 세계 1위, 세계 최고 이동통신 인프라 보유국 등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대한민국=IT강국’이라는 이미지를 월드컵을 기화로 더욱 확고히 하고 이를 해외 수출 전선에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월드컵 역사에 남을 사상 최초 기록도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월드컵 중계방송이 시작된 이래 최초로 고화질 디지털방송이 선보이고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를 실시, 이동전화단말기로 월드컵 중계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초고속 무선LAN서비스를 이용해 실시간 동영상 화면을 PDA와 노트북PC로 제공하는 것도 전례없는 일이다.
그밖에 IP폰, 음성인식 자동전화, 자동로밍서비스, MP4 등 신규 서비스가 대거 등장, 월드컵을 계기로 국내외에 우리의 IT를 한껏 뽐낼 예정이다.
◇고화질(HD:High Definition) 디지털방송
KBS, MBC, SBS 등 국내 방송 3사는 월드컵 기간 동안 국내에서 치러지는 32개 경기 가운데 24개 경기를 고화질 디지털방식으로 제작하기로 했다. 보다 완벽한 디지털방송을 위해 월드컵 경기장에는 8대의 고화질 디지털카메라로 중무장한 21톤 대형 중계차가 투입된다. 경기 장면은 고화질 디지털카메라에 담겨 3800개 방송회선과 유무선인터넷, 위성을 통해 전세계 10억 축구팬의 안방까지 전달된다.
이미 3개 방송사에서 시범서비스를 실시중인 고화질 디지털방송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아날로그 방송보다 5배 이상 선명한 화면과 입체음향을 제공한다. 월드컵 잔디 구장의 생생한 질감과 선수들이 흘리는 땀방울까지 포착이 가능해진다.
골이 터지면 골을 넣은 선수에 관한 인적정보를 TV를 통해 볼 수 있다. 경기가 시작되기 앞서 양팀의 전적이나 감독, 선수진의 정보도 제공된다. 경기장 주변 날씨나 교통정보도 TV에서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모두 디지털방송으로 양방향 데이터방송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방송 3사 및 관련 업계는 스포츠의 대향연인 월드컵이 디지털방송의 확산을 재촉할 일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도 월드컵기간 동안 월드컵플라자와 국제미디어센터를 찾는 관람객, 취재기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HDTV 서비스’를 시연한다. KT 광인터넷 전송기술을 통해 TV수상기뿐 아니라 PC 모니터를 통해서도 선명한 HDTV의 감동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국제 자동로밍 서비스
전세계에서 각국 선수단과 취재진 그리고 수십만명의 관람객이 찾아올 월드컵은 또 이동통신간 로밍서비스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 KTF 등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종래 임대로밍 방식보다 한 단계 발전, 외국인들이 자국에서 사용하던 이동전화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하거나 기존 번호로 송수신이 가능한 자동로밍 서비스를 선보인다.
SK텔레콤은 한국을 제외한 31개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파라과이, 우루과이,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튀니지 등 5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고객에게 CDMA 자동로밍이나 SIM카드 자동로밍 서비스를 실시한다.
미국(버라이존와이어리스), 중국(차이나유니콤) 및 중남미국가(브라질, 멕시코)의 이동통신사업자 등 CDMA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간 로밍의 경우 자국에서 쓰던 단말기와 번호를 한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로밍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월드컵 본선 진출국가를 중심으로 유럽,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지역 32개국 53개 GSM사업자와도 GSM 가입고객이 본인의 SIM카드만 소지해 입국하면 공항에서 SIM카드 삽입형 CDMA단말기를 임대해 자신의 전화번호로 이동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SIM카드 방식 국제자동로밍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스페인 거대통신사업자인 ‘텔레포니카모바일레스에스파냐’를 비롯해 영국 보다폰, 프랑스 SFR, 이탈리아 옴니텔, 덴마크 TDC모바일 등 14개국 21개 GSM사업자와 지난달부터 자동로밍 서비스를 개시했다. 또 독일 데테모바일, 브라질 넥스텔, 스웨덴 유로폴리탄, 폴란드 폴콤텔 등 32개 GSM 사업자와 추가로 계약을 마쳤다.
KTF도 월드컵 본선시기에 맞춰 한국의 앞선 IT분야 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올 때도 자국에서 쓰던 번호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인바운드(In-Bound) 국제 자동로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KTF는 중국 차이나모바일 가입자를 대상으로 상용서비스를 실시중이며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포함해 총 37개국 48개 사업자와 GSM-CDMA 상호로밍 계약체결을 완료, 월드컵 개막전까지 최소 40개국 50개 GSM사업자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TF는 특히 이번 월드컵 때 중국대표팀 경기 시기에 맞춰 10만여명의 중국인이 방한하고 적어도 이 중 10%인 1만여명 이상이 로밍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판단, 5000여대 규모의 차이나모바일 가입자 전용 단말기를 준비했다.
◇무선 초고속 데이터 통신서비스(초고속 무선LAN 서비스)
KT는 지난 2월 상용화한 초고속 무선LAN ‘네스팟(Nespot)’을 월드컵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KT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위치기반서비스, 게임, 뉴스 정보, 통역서비스 등 각종 PDA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왔다.
네스팟에 가입하는 고객들은 10개의 월드컵 경기장, 호텔,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랜카드를 장착한 노트북PC와 PDA 등을 이용하면 별도 인터넷 연결선없이도 전파(RF)로 즉석에서 경기 장면과 경기속보 등을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보낼 수 있게 된다.
KT는 주요 국제공항 내에 네스팟 서비스 이용 가능지역(핫스폿)을 확보하고 KT-PDA 단말기 대여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 무선LAN 서비스를 실시중인 다른 통신사업자들도 월드컵기간 동안 초고속 무선LAN 마케팅을 강화, 유선통신뿐 아니라 무선통신을 제공하는 유무선 통합사업자임을 대내외에 널리 알린다는 전략이다.
◇cdma2000 1x EV-DO 서비스
주문형동영상(VOD) 및 영상전화 서비스가 이동전화단말기를 통해 제공되고 MP3를 이용한 벨소리 서비스, 동영상 포토메일 서비스, 멀티미디어 메시징서비스(MMS:Multimedia Message Service), 모바일 애니메이션 등이 가능해진다.
세계 최초의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로 인정받은 cdma2000 1x에 이어 데이터 전용서비스인 cdma2000 1x EV-DO가 월드컵에 때맞춰 속속 선보이기 때문이다. 1x EV-DO는 초당 2.4Mbps로 데이터를 전송, 일본의 3세대 이동통신인 FOMA보다 전송속도면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상용화한 cdma2000 1x EV-DO 서비스를 월드컵 이전에 월드컵이 열리는 도시를 포함한 전국 26개 도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KT와 KTF도 월드컵기간 중 전 경기장과 서울, 경기 일부지역에서 cdma2000 1x EV-DO 상용서비스를 개시하며 국제방송센터(IMC), 5개 월드컵경기장, 서울 및 부산 도심에서 IMT2000 체험서비스를 시연할 계획이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